| 김항곤 성주군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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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지역 농특산물이 산업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방자치단체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즉 특산물을 경작하는 주민들은 그런대로 수입이 좋은 편이지만 지자체는 궁핍한 살림을 면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농업소득에 대해서는 거의 과세를 하지 않기 때문에 지자체는 세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농작물을 쉬지 않고 생산해 지력이 쇠퇴하고 주민들의 나이가 많은 것도 비슷하다.
참외가 특산물인 경북 성주군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방문객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군 경계에서부터 온 들판을 뒤덮고 있는 하얀 비닐하우스다. 이것이 참외의 고장 성주지역의 들판이다. 성주군은 인구가 4만5,000여명에 불과하지만 무려 4,000여 농가에서 참외를 생산해 연간 3,500억원의 소득을 올린다. 평균 농가소득이 9,000만원에 가까워 전국에서도 가장 높은 수입을 올리는 부자 농촌으로 꼽힌다.
그러나 군 재정은 이와 반대로 가난을 면치 못해 예산의 대부분을 경북도와 정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성주군은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성주읍 일원에 성주지방산업단지 조성에 들어갔다.
성주지방산업단지는 85만㎡ 규모로 오는 2012년 완공되며 반도체 등 첨단전자부품 위주로 81개의 업체가 입주한다.
그 동안 성주에는 변변한 기업이 없어 모든 주민들이 농업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인구가 타 지역에 비해 훨씬 많이 줄어들었다. 김항곤 군수는 인구감소와 노령화로 인한 지역경제 침체라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기업유치에 올인하기로 하고 행정조직부터 개편했다. 또 자신이 먼저 서울과 부산, 대구 등지의 기업인들을 만나 성주산업단지의 장점을 설명하며 기업유치에 심혈을 기울였다.
성주군의 이러한 노력은 이미 20개 업체가 입주를 확정하는 성과로 나타났으며 조만간 분양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성주의 장점은 대구와 인접해있다는 것으로 대구 기업들은 공장이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성주군에서는 이 산업단지가 계획대로 2012년 조성되면 5,000명 이상의 일자리가 발생하고 연간 총생산액이 3,000억원에 달해 지역경제의 축이 농업에서 공업으로 이동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군수는 내년 상반기까지 산업단지 분양이 완료되고 입주가 시작되면 곧 바로 제2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이미 준비에 들어갔다.
산업단지를 통한 지역경제 회생과 함께 성주군이 제시한 것은 가야산을 근간으로 하는 관광산업에 집중 투자해 지역의 미래를 개척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성주군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문화유산인 세종대왕의 자손 21왕자의 태가 보관된 세종대왕자태실, 국내에서 6곳밖에 없는 한옥마을인 한개마을과 성산고분군 등이 있다. 이를 연결하는 관광벨트를 조성하는 게 성주군의 계획이다.
여기에 인공호수인 성주호와 이곳을 둘러싼 수려한 자연경관과 함께 독용산성이 연계된 휴양림을 활용하는 모험레포츠 등의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2017년까지 800억원을 투자해 숙박경관지구와 가족놀이지구 등의 4개 지구 종합관광지를 조성해 전국적인 명소로 육성할 방침이다. 특히 2011년 완공예정인 해발 900m에 달하는 독용산성의 자연휴양림은 60억원을 투입해 완성단계에 있다.
김 군수는 이 계획이 완성되면 성주군이 장기적으로 농업지역에서 도ㆍ농 복합형 산업구조로 바뀌어 주민들의 소득이 안정적으로 높아질 뿐 아니라, 늘어나는 관광수입으로 성주군의 재정도 한결 튼튼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항곤 성주군수 인터뷰]
작지만 강한 성주를 만들어 가겠다.
"성주호수를 끼고 가야시대에 축성된 독용산성을 오르는 케이블카 설치를 검토 중입니다"
김항곤(사진) 성주군수는 "역점을 두고 있는 성주지방산업단지와 함께 명산인 가야산을 배경으로 한 관광단지를 개발해 전국민이 가장 찾고 싶은 명소로 조성할 계획"이라며 이 일환으로 독용산성을 오르는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찬ㆍ반논란이 일겠지만 지역발전을 위한 진정성을 갖고 대화한다면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추진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삶의 질 향상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요구가 강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산업화에서 소외되면서 낙후된 지역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욕구가 커 많은 부담감과 함께 지역개발을 통한 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군수는 "이 같은 장기 발전계획 실천을 통해 성주군의 가장 큰 문제점인 낮은 재정자립도와 낮은 출산율, 높은 고령인구 비율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는 제반 여건이 전국 어느 지역보다 취약하지만 주민들의 견해를 수렴해 지역발전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도출해 작지만 강한 성주를 만들어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