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6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국내 영화 '신세계'에는 기업으로 진화한 폭력조직이 등장한다. '골드문 그룹'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내걸고 여러 개의 계열사까지 거느린 이 조직은 실제로는 합법을 위장해 횡령·탈세 등 온갖 범죄를 저지른다. 영화는 실제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기업형 조폭'의 모습을 제대로 그렸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검찰이 골드문과 같은 기업형 조폭을 척결하기 위해 다시 칼을 빼 들었다. 대검찰청 강력부(부장 윤갑근 검사장)는 21일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에서 전국의 조폭 수사 검사와 수사관이 함께 모이는 '전국 조폭 전담 부장검사·검사·수사관 전체회의'를 열었다. 조폭 전담 부장검사뿐 아니라 일선 검사와 수사관들까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회의에서 이른바 '제3세대' 기업형 조폭이 형성한 대규모 지하경제 영역을 대대적으로 단속해 조폭 기반을 와해하고 지하경제 양성화에도 기여하기로 했다. 특히 △조폭이 관여된 기업체와 업소의 탈세, 횡령·배임 등 '합법 위장 지하경제'와 정·재계 유착 비리에 대한 수사 △120조원대에 달하는 인터넷 도박 등 온라인 사행산업, 사금융 등 '불법 지하경제'에 대한 수사 및 범죄수익 환수가 핵심이다.
러 검찰은 조폭이 폭력 행사로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애경사나 친목·또래 모임을 통해 세를 과시하는 점에 주목해 이들 모임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조폭의 폭력뿐만 아니라 탈세·기업비리·금융범죄 관련 정보도 집중 수집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