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7대 총선 결과를 자신의 재신임 문제와 연계할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정치권은 벌집 쑤신 듯 시끄러워졌다.특히 7일 이 같은 내용이 잇따라 보도된 뒤에도 청와대가 명확하게 부인을 하지 않자, 야권은 일제히 노 대통령을 향해 의혹의 시선을 던지며 대응책을 강구하는 분위기다. 야권은 "국정을 팽개친 벼랑 끝 총선전술" 이라고 규탄하면서 이 같은 의도가 현실화 한다면 탄핵 및 위헌소송 등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나라당 박 진 대변인은 이날 "총선-재신임 연계는 국민을 협박하고 국가 불안을 증폭시켜 열린우리당 선택을 강요하겠다는 속셈"이라며 "특검 수사에서 엄청난 비리가 드러나 탄핵 받을 공산이 크다는 점 때문에 이를 회피해보려는 불순한 발상도 깔려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가 새해벽두부터 산적한 국정현안은 팽개친 채 정치도박에 모든 것을 거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노 대통령이 끝내 불법정치도박을 강행하려 한다면 탄핵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도 "노대통령은 아무리 다급하더라도 자나깨나 총선에만 집중하지 말고 국정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강운태 사무총장은 "행정부 수반이 자기 자리를 걸고 국회 구성에 간여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자 국민의 기본권인 선거권을 침탈하는 행위"라며 "실제로 행동에 나선다면 헌재에 위헌 소송을 낼 사안이지만 일단 선관위에 유권 해석을 의뢰해 불법 행위에 대해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김경재 상임중앙위원은 "노 대통령이 그렇게 나오면 우리는 탄핵으로 맞받아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나라가 격동칠텐데, 이렇게 야단법석을 떨며 정치 하는 이유가 도대체 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유종필 대변인은 "총선-재신임 연계는 3권 분립 원칙에 위배되고 국민의 선거권을 침탈하는 행위로 최악의 불법 선거 개입"이라며 "불법 개입이 현실화하면 이는 명백한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동훈 기자, 범기영기자 dh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