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직에 젊은 구직자들 몰린다

정년 60세 보장·초봉 3,200만원에 주 5일제 근무
관악구 신규채용 8대1 경쟁률

서울 관악구 환경미화원 실기시험에 응시한 한 지원자가 30㎏짜리 마대를 들고 25m 거리를 왕복하고 있다.

"다시 한번 하면 안 될까요." "안 됩니다. 등이 매트에 닿지 않았어요. 실격입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관악구의 2011년도 환경미화원 신규채용 실기시험이 치러진 관악구민종합체육센터장. 한 검시관이 윗몸 일으키기 평가에서 요령을 부리는 지원자를 감쪽같이 적발해냈다. 다시 한번 기회를 줄 법도 하지만 모든 실기가 상대 평가여서 시험 감독이 엄격할 수밖에 없다. 이날 실기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총 67명. 평가 항목은 '30㎏짜리 마대 들고 25m 거리 왕복하기'와 '1분간 윗몸 일으키기'다. 업무 특성상 몸을 많이 써야 하기 때문에 강인한 체력은 필수다. 이날 실기시험에서 기록이 가장 좋은 순으로 20명이 가려지고 이 중에서 오는 14일 최종면접을 거쳐 마지막 8명이 선발된다. 8대1의 높은 경쟁률이다. 지원 가능 연령은 만 30세 이상 44세 미만이지만 올해 지원자들의 평균 나이는 30대 중반으로 매우 젊다. 재수ㆍ삼수해서 환경미화원직에 지원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구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처럼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되고 연봉과 근무 여건이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채용 때마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악구 환경미화원은 구에서 직접 채용하고 업무를 관리ㆍ감독하는 상용직으로 초봉이 연 3,200만원 정도 된다. 주요 업무는 관내 길거리 청소, 지역 재활용품 및 대형 폐기물 수거다. 주로 가정집의 생활 쓰레기물을 처리하는 위탁업체의 환경 미화원들의 연봉이 2,000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연봉과 근무 여건에서 앞선다. 구 관계자는 "하루 8시간, 주5일제 근무가 기본이고 시간 외 근무는 임금을 1.5배 가산해준다"면서 "웬만한 중소기업보다 처우가 낫기 때문에 젊은 구직자들이 선호한다"고 소개했다. 이날 실기 시험장에서 만난 한 지원자는 "구직 활동 중 구에서 뽑는 환경미화원직이 처우가 좋고 안정적이라는 것을 알게 돼 지원했다"면서 "환경 미화원에 대한 편견 같은 것을 생각하기에는 내 코가 석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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