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21일 발생한 시리아 화학무기 참사 당시 사린가스가 사용된 증거가 있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또 의회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대한 군사 공격을 승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NBC, CNN 등 미국 내 주요 5개 방송에 모두 출연해 “지난 24시간 동안 참사 당시 응급조치 요원들이 확보한 머리카락 및 혈액 샘플 분석을 통해 사린가스가 사용된 사실을 알아냈다”고 설명했다.
이들 샘플이 사린가스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사린가스는 1995년 3월 발생한 옴진리교의 도쿄 지하철 독가스 살포 사건으로 널리 알려진 맹독성 신경가스로, 중추신경계를 손상시킨다.
케리 장관은 “아사드 정권이 이번 공격을 명령했다는 것도 안다. (사린가스를 장착한) 로켓이 어디에서 날아왔는지, 어디에 떨어졌는지도 안다”며 “날이 갈수록 군사 행동 필요성에 대한 확신은 더 강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참사가 가져온 피해도 알고 있다. 온갖 소셜 미디어를 통해 참혹한 현장을 보지 않았느냐”며 “이외의 다른 증거도 갖고 있고 시리아 정부가 이를 은폐하려 시도한 것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리아가 만반의 방어 태세를 취하고 있지만 미국의 공격은 아사드 정권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시리아 사태에서 시종일관 오바마 행정부 내 강경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케리 장관은 그러면서 의회가 이달 9일 개회하는 즉시 시리아에 대한 무력 사용을 승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시리아 정권을 반드시 응징하되 의회의 사전 승인을 받겠다”고 밝힌바 있다.
케리 장관이 이날 주요 방송에 죄다 출연해 무력 사용 및 의회 승인의 당위성을 설명한 것은 군사 개입에 대체로 부정적인 미국민을 설득하는 동시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의 입장에 대한 입지를 넓히려는 포석인 것으로 풀이된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