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흉통 10분 이상 지속 땐 바로 응급실 찾아야

'소리 없는 암살자' 급성 심근경색 효과적 대처법은

의료진이 급성 심근경색 진단을 위해 심장혈관의 상태를 확인하는 관상동맥조영술을 실시하고 있다. 극심한 흉통이 10분 이상 지속되면 급성 심근경색을 의심해볼 수 있다. /서울경제DB



갑자기 발병하는 경우 많고 초기 사망률 약 30% 달해

빠른 대처 무엇보다 중요

비만·흡연·당뇨환자는 고위험군 하루 30분 정도 유산소 운동

저염식·채소 위주 소식 습관을


고혈압 환자인 김정식(65·가명)씨는 집 근처에서 운동을 하던 중 갑자기 가슴 통증을 느꼈다. 쥐어짜는 듯한 답답함과 호흡곤란을 느껴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급성 심근경색 진단을 받고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응급시술을 받은 김씨는 "조금만 늦었더라면 생명이 위태로울 뻔했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심근경색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급성 심근경색이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갑자기 막히거나 좁아져 심장에 혈액과 산소가 원활히 공급되지 못해 심장근육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급성 심근경색의 초기 사망률은 약 30%에 달하며 사망환자의 절반 이상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초기대처가 매우 중요하다.

박상현 을지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한 흉통이 10분 이상 지속되면 급성 심근경색증을 의심해야 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가능한 한 빨리 응급실로 가서 약물 또는 중재시술로 막힌 혈관을 뚫어야 한다"며 "안정시나 운동시에 이전에 없던 흉통이 발생하거나 협심증으로 치료 받던 환자가 흉통이 점점 심해진다면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심장이 멈춰 사망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급성 심근경색이다. 갑작스럽게 생긴 극심한 흉통이 10분 이상 지속되거나 명치 끝이 심하게 아프면서 식은땀이 나거나 호흡곤란이 있을 경우에는 가능한 빨리 병원에 오는 것이 중요하다.

심근경색의 대표적인 증상은 흉통으로 가슴의 정중앙이나 약간 왼쪽에서 쥐어짜듯 극심한 통증이 생긴다. 일반적으로 통증의 양상은 30분 이상 지속되며 환자들은 '가슴이 조여든다' '터진다' '찢어진다' '맵다' '답답하다' 등 여러 가지 증상으로 표현한다.

다만 일부의 당뇨병 환자나 고령인 경우에는 급성 심근경색증이 발생해도 흉통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런 경우는 대부분 심부전으로 호흡곤란이 발생해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흉통이 있다고 해서 모두를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 흉통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질환은 수십 가지 이상으로 매우 다양하고 증상도 서로 유사해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슴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 중 상당수는 정서불안이나 신경이 매우 예민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왼쪽 가슴이 수초 동안 바늘로 또는 칼로 찌르듯 아프다든지, 왼쪽 앞가슴이 몇 시간 동안 상당히 아프든지, 왼쪽 팔을 움직이거나 가슴을 굽히거나 펼 때 통증을 느낀다든지, 혼자 있을 때 불안해지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조여들지만 일에 열중할 때 없어진다든지 하는 등등의 증상은 협심증의 증상이 아닌 경우가 많다.

급성 심근경색 이전에 흉통 증상이 있는 경우도 있으나 갑작스럽게 발병하는 경우가 흔하다. 어떤 경우는 경미하게 오목가슴 부위가 답답하면서 메스꺼운 증상이 발생해 단순히 "체했다"고 생각하다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진단되면 흉통이 나타난 후 가능한 빨리 혈관을 뚫어주는 시술을 하거나 혈전용해제를 투입해야 한다.

관상동맥조영술은 막히거나 좁아진 혈관에 조영제를 주사해 혈관구조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검사로 어느 부위가 얼마나 막히고 어떻게 좁아졌는지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다. 이 검사에서 병변이 발견되면 스텐트라 불리는 얇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그물망을 넣어 좁아진 혈관을 넓히고 재협착을 방지하는 시술을 하게 된다.

박우정 한림대성심병원 심장혈관센터장은 "급성 심근경색 치료를 위한 스텐트 시술은 가능하면 신속히 하는 것이 좋다"며 "6시간 이내에 시술해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으며 1시간 늦을 때마다 사망률이 0.5%에서 1%가량 증가한다"고 말했다. 증상 발현 후 1시간 이내에 시술하면 사망률을 50% 이상 낮출 수 있다. 특별한 합병증이 없는 심근경색증 환자의 대부분은 적절한 치료 후 발병 2~3주 내에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급성 심근경색증의 발병위험 부위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나 관상동맥 질환 위험인자를 많이 가지고 있는 흡연자와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비만 환자, 급성 심근경색 가족력 등이 있는 사람은 급성 심근경색 고위험군으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박 센터장은 "40세 이하 연령층에서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가장 큰 위험요인은 흡연인 것으로 나타나 흡연의 위험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금연을 필수로 하며 고혈압과 당뇨병의 철저한 조절은 물론이고 혈중 콜레스테롤 또한 정상수치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근경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과 식이요법이 중요하다. 하루 30분 정도씩 일주일에 5회 이상 운동하는 것과 동시에 신선한 채소 섭취를 중심으로 소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술과 담배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현미와 같은 잡곡류를 많이 먹고 지방이 많은 육류의 섭취를 줄인다. 대신 양질의 콩과 생선을 통해 단백질과 지방을 섭취하도록 한다. 기름기가 많거나 튀긴 음식이 많은 패스트푸드는 가급적 먹지 말고 비만이면 체중을 줄여야 한다. 운동은 수영, 자전거 타기, 조깅 등의 적당한 유산소운동이 좋다.

소금을 많이 먹는 것도 좋지 않으므로 저염식을 생활화해야 하고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한 가지씩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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