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십자각] '가방끈 늘리기' 교육 정책

[동십자각] '가방끈 늘리기' 교육 정책 강동호 eastern@sed.co.kr 비단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정부의 교육정책은 한마디로 '가방끈 늘이기'로 집약되는 것 같다. 이미 고교 졸업생의 82%가 대학에 진학하고 실업고생들도 약 67%가 대학에 진학한다. 이 와중에 정부는 2008학년도부터 실업고생들의 대학 특례입학 비율을 3%에서 5%로 올리겠다고 한다. 정부 스스로가 100여년을 끌어온 실업교육을 포기한 셈이다. 대학들의 학생 수용능력도 이미 수요를 웃돌고 있다. 수능시험 응시자 수는 매년 50만여명에 불과하지만 전문대를 포함한 대학들의 학생모집 정원은 60만명을 넘는다. 학적부니 수능이니 본고사니 떠들썩하지만 사실 대학을 가기로만 한다면 그냥 펑펑 놀다가도 얼마든지 갈 수 있는 곳이 '20006 서울 코리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년 대학 문을 나오는 수십만명의 졸업생들은 갈 곳이 없다. 생산되는 인력에 비해 기업이나 사회 현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규모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반면에 기업들은 제대로 된 훈련과 교육을 받은 원하는 인재가 없다고 늘 불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정책은 늘 가방끈 늘이기에 집중되고 있다. 양극화 해소 명분으로 저소득층의 대학 진학을 장려하는 지원책이 나오고 있고 대학 이후 대학원 중심 교육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의학ㆍ치의학전문대학원이 도입된데다 올 하반기부터 경영ㆍ금융ㆍ물류 전문대학원이 들어서고 오는 2008년부터는 법학전문대학원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대학을 졸업한 지 오래된 기성 인력들도 재교육이니 평생교육이니 해서 더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은근히 압박(?)을 가한다. 하지만 '더 많은 교육'이 우수한 인재 양성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개개인에게 진정한 행복을 보장하는지는 미지수다. 벌써부터 대학생들은 수업료가 비싸다며 난리를 치고 있다. 대학들의 연간 수업료가 1,000만원대에 오른 것은 물론이고 전문대학원 학비만도 1년에 2,000만~3,000만원은 잡아야 할 판이다. 교육부는 정부가 보증하는 '대여장학금'을 확충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이를 믿고 교육비 걱정을 접을 학부모들은 많지 않을 터이다.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가방끈 늘이기가 진정 교육 목표를 달성하는 유일한 방편인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입력시간 : 2006/04/05 16:50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