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과거 실패한 경제정책 답습"

'거짓말 경제학' 최용식 지음, 오푸스 펴냄
60년대이후 한국경제사 분석
"위기때 제시된 경제학 이론 현상 뒷받침 못한 거짓" 주장
현실적 경제판단능력 바탕… 물가안정등 최우선 노력 주문


지난 2월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 하나 만은 살려내겠다’는 각오로 747 공약(연간 경제 성장률 7%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위경제대국)이라는 장및빛 전망을 내세우며 화려하게 취임했다. 그러나 물가와 환율은 거침없이 오르고, 주가는 폭락하는 등 경기가 곤두박질치면서 믿었던 CEO대통령의 ‘경제 살리기’는 난맥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996년 당시 2년 후 외환위기가 올 것이라고 부단히 예측했던 저자가 60년대부터 한국 경제사를 들여다 보면서 그 동안 겪었던 위기와 당시 제시됐던 경제학 이론이 현상을 뒷받침하지 못한 채 결국 거짓이었음을 분석했다. 아울러 MB노믹스의 허와 실을 진단하고 그 대책을 제안했다. 21세기 경제연구소장인 저자는 6개월간 이명박 정부의 경제 성적표를 공개한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007년 말 3.6%에서 올 7월 5.9%로 상승했으며, 생산자 물가 상승률은 같은 기간 3.6%에서 12.5%로 가파르게 올랐다. 또 중간재 수입물가 상승률 31%, 원재료 수입물가 상승률 93%를 각각 기록했다. 원재료 물가와 중간재 물가, 생산자와 소비자 물가는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소비자 물가의 상승속도는 앞으로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최 소장은 “지금 같은 환율상승 수준이면 올 연말에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0%를 넘어서고, 내년 1분기에는 전기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도 있다”며 “기업의 경영수지 악화는 판매가격 상승을 불러오고, 생산ㆍ고용ㆍ투자 감소는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결국 국내 경기가 빠르게 하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정책 실패의 근본적인 원인은 환율 인상에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뒤늦게 정부는 환율상승이 물가불안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인식했지만 이미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가 됐다는 것. 물가와 환율은 오를대로 올랐으며 이 둘은 하방경직적(케인즈 학파의 ‘경직적 임금 모델’에서 나온 말로 일단 값이 오르면 하락하기 어렵다는 뜻) 성격으로 악순환하기 쉽기 때문이다. 최소장은 또 ‘나쁜 사마리아인’의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88만원 세대’의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의 경제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한다. 우선 신자유주의의 성장위주의 경제정책을 반대하는 장 교수에 대해서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 대한 반대만 있을 뿐 뚜렷한 대안이 없다”고 말하고 우 교수의 논리에 대해서는 “세대간 대립을 과장하는 억지논리이며, 한국 경제 비관주의의 결정판”이라고 비판한다. 그렇다면 해결방법은 없는 것일까. 저자는 ‘경제 판단능력’을 키우라고 강조한다. 현 정부는 과거 한국경제가 겪었던 실패한 정책을 답습하고 있다고 보고 100년전 정립된 경제학 이론으로 경제 현상을 분석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실의 경기 흐름을 파악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또 단기적으로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으며, 장기적으로는 성장잠재력을 늘릴 수 있는 원동력을 10년 내에 키워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다. “한국이 델라 루아 대통령 시절 경제가 파탄 난 아르헨티나가 되느냐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 잠재력을 끌어내 7%이상의 성장을 하느냐는 현 정부가 어떤 결단을 내리는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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