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뛴다 한국기업] 현대차그룹, 라인업 늘리고 제값받기 강화 … 내실 집중

브라질 월드컵의 마스코트인 '플레코(왼쪽부터)'와 안토니오 마시엘 네토 현대차 브라질 대리점 사장, 이용우 현대차 브라질 법인장,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 등이 이달 초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에서 대회 공식 차량 전달식을 가진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기아차는 지난 4월 '쏘울 전기차(EV)'를 선보였다. 현대·기아차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다양한 친환경차를 꾸준히 출시해 전세계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제공=기아차


현대차그룹은 올해 하반기 역시 경영 키워드를 '내실'로 잡았다. 이미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5위에 오른 기업인만큼 무리하게 외형을 키우기보단 기초체력을 다지고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해야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판단이다.

내실을 다지기 위한 전략 중 하나는 우선 라인업의 다양화다. 상반기 출시된 신형 '쏘나타'를 필두로 하반기에도 '그랜저 디젤'과 'AG(프로젝트명)' 등의 출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다양한 신차를 출시해 특정 인기 차종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신규 고객을 개발해 내실을 더한다는 것이 현대·기아차의 전략이다. 특히 AG는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의 틈새 시장을 겨냥한 준대형 모델로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의 공세를 막기 위한 '전략 차종'으로 투입된다.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현대차 노조 역시 이 같은 행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얼마 전 울산 5공장의 증산에 합의했다. 신형 제네시스와 '에쿠스' 생산을 늘려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만족을 위해서는 노사가 따로 움직일 수 없다는 인식 아래 임단협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노사가 합의를 봤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울산 5공장 51라인의 시간당 생산대수(UPH)는 기존 20대에서 25% 늘어난 25대가 됐다. 현대차는 연간 약 2만2,000여 대의 차량을 더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해외로의 수출 물량 공급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최근 출시한 신형 '카니발'에 이어 8월에는 신형 '쏘렌토'를 출시해 국내 레저용차량(RV)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3세대 모델로 선보이게 될 신형 쏘렌토는 기아차의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로 올해 하반기 기아차의 판매 확대는 물론 브랜드 인지도까지 높여줄 신차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줄줄이 출시되는 현대·기아차의 신차는 국내외 자동차 시장의 다양한 수요를 공략하는 무기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또 하반기에도 '제값 받기'를 강화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기아차는 미국에서 출시된 신형 '쏘울'의 가격을 최대 500달러 인상했다. '카덴자(국내 K7)' 역시 주요 경쟁 모델을 훨씬 뛰어넘는 가격에 선보였다. 현대차의 쏘나타와 제네시스 신형 모델 역시 미국에서 기존 모델보다 가격을 올렸다. 제네시스 3.8 모델은 국내보다도 비싸다.

하지만 일각의 우려와 달리 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은 점점 늘고 있다. 지난 5월 현대·기아차는 에쿠스, 제네시스, K9 등이 포함된 미국 대형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 전년보다 41%나 증가한 2,622대를 판매했다. 점유율도 7%에서 8.9%로 늘었다.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29% 증가한 제네시스의 기여가 컸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이제 '가격 대비 성능 좋은 차'가 아닌, '더 비싼 값에 살 만한 차'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마케팅의 중점은 브라질 월드컵 후속 마케팅 활동에 둘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전세계 자동차 업체 중에선 유일하게 공식 스폰서로 활약한다. 전방위적인 스포츠 마케팅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한층 높이고, 월드컵 이후에도 관련 마케팅 활동을 벌여 이번 기회를 십분 활용한다는 것이 현대·기아차의 계획이다.

현대차는 브라질 상파울루와 리우 데 자네이루 공항에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을 설치했다. 브라질 월드컵을 찾는 전세계인에게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또 국제축구연맹(FIFA) 조직위원회에 에쿠스, 제네시스, 쏘나타와 함께 브라질 전용 소형차인 'HB20' 등의 의전 차량을 제공했다.

현대·기아차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환율 변동에 대비한 비상경영 체제도 지속할 계획이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한국 자동차산업의 매출액은 약 4,200억원 감소하는 등 타격이 큰 탓이다.

현대기아차는 원화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결제통화 또한 유로화 등 기타 통화가 차지하는 비율을 점차 높이고 있다. 이밖에 해외공장에서의 생산 확대로 환율 리스크를 줄여 나가고 있다.





다양한 친환경차로 미래 시대 선도




친환경차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를 건 분야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친환경차와 자동차 전자장치에 대한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우수 인재를 육성해 기술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이브리드차 분야에서는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라인업이 갖춰져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1년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를 나란히 출시하며 국내시장에서 본격적인 하이브리드차 시대를 열었다. 두 모델에는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2월 ℓ당 16㎞의 연비를 내세운 '그랜저'·'K7'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각각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올해 연말에는 신형 쏘나타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년에는 최초의 중형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현대·기아차는 다양한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 2010년 국내 최초로 개발된 전기차 '블루온'을 공개한 데 이어 2011년에는 국내 최초의 양산형 고속 전기차인 '레이' 전기차가 출시됐다. 올해 3월에는 2번째 양산형 전기차인 '쏘울 EV'를 공개했다. 쏘울 EV는 1회 충전시 주행가능 거리가 148㎞로 국내 보급 차종 중 가장 길다. 덕분에 올해 지방자치단체 공모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유럽과 미국에 잇따라 출시될 예정이다.

수소연료전지차(FCEV)는 현대·기아차가 전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는 친환경차 분야다. 현대·기아차는 완성차 업체 최초로 FCEV 양산 체제를 갖추고 지난해 2월부터 '투싼ix FCEV'의 생산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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