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 '홈패션'은 진화중

"예술의 향기 담뿍 담긴 환경친화적 공간으로"

“월풀 욕조는 이젠 싫다. 카멜레온 색상의 벽지에 바닥엔 대나무를 깔고, 부엌은 예술공간으로 꾸민다.” 현대사회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미국 뉴요커들의 ‘주거문화’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뉴요커들은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환경친화적이고 예술의 향기가 담뿍 담긴 집을 점점 더 선호하고 있다.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욕망이 ‘예술적인 집’과 ‘환경친화적인 집’ 꾸미기로 집약되는 양상이다. 2일(현지시간) CNN머니는 홈 디자이너들의 자문을 받아 현대 미국인들이 열망하는 주거문화의 최근 트렌드와 주거문화의 미래상을 소개했다. ◇‘월풀’은 가고 ‘인공욕조’가 뜬다 현대인이 지향하는 집의 최대조건은 환경친화성.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안락함’의 상징이었던 월풀 욕조의 퇴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5~10년전까지만 해도 월풀 욕조가 단연 최고였지만 최근에는 불편하고 소음이 심하다는 이유로 외면받고 있는 것. 대신 몸을 편안하게 푹 담그고 하루의 피로를 씻을 수 있도록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깊고 넓은 욕조가 인기다. 앞으로는 물을 자동으로 데워주고 거품 마사지 기능 등이 포함된 고감도 욕조가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현대인의 ‘웰빙’ 욕구는 바닥재와 벽지에서부터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주거문화 전반에서 빠른 진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 결과 빨강색의 오크목이 바닥재 시장에서 밀려나는 추세다. 환경파괴 문제가 대두하면서 오크목보다는 비교적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잘 부러지지 않는 대나무가 각광을 받고 있다. 베이지색 등 중립적인 색상 일색이었던 벽지도 자연친화적인 색상으로 변신하고 있다. 디자인업체인 벤자민 무어사의 도티 혼 디자이너는 “미래에는 빛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색을 나타내는 카멜레온색상이 집을 장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제품도 웰빙 이미지의 은회색톤이 검정색을 밀어내고 새로운 ‘컬러리더’로 자리를 굳혔다. 필수 가전제품으로 쓰레기 압축기, 와인저장고(wine-cooler), 치즈냉장고 등이 속속 자리를 잡고 있는 것도 주거문화의 대표적인 진화사례로 꼽혔다. ◇부엌은 예술공간 '웰빙’을 지향하는 현대인은 부엌이 하나의 예술공간이기를 열망한다. 이에 따라 편리성과 획일성 강조되던 부엌의 ‘얼굴’이 달라지고 있다. 조화를 강조하는 ‘믹스앤드매치(mix-and-match)’가 유행하고, 바닥에 현대풍의 카페트를 깔 때 치장을 많이 하는 등의 변화가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조리대에 ‘르네상스식’ 대리석이 주로 쓰이고 있는 것도 예술지향적 현대인들의 욕구가 반영된 변화다. 예전에는 표면이 단단한 나무를 사용했지만 요즘은 대부분 암석, 그 중에서도 화강암을 주로 이용한다. 특히 미국내 고급 콘도와 아파트는 거의 100% 화강암을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구리나 주석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표면 질감과 시각적인 측면에서 아직은 화강암이 대세를 이루고 있고 이런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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