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퇴직연금사업자의 책무

퇴직연금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전문가들이 제도 개선에 관한 의견을 정부 당국에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 개선만으로는 퇴직연금제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제도 개선을 위한 의견 제시도 필요하지만 퇴직연금사업자(금융회사)들이 현 제도하에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그 책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40여개가 넘는 퇴직연금사업자들이 퇴직연금제도의 본질에 맞게 충실히 사업을 전개한다면 퇴직연금제도는 바람직한 모습으로 빠르게 정착될 것이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제도의 본질은 자산 운용, 컨설팅, 그리고 교육과 커뮤니케이션이다. ‘자산 운용’은 적절한 수익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하고 ‘컨설팅’은 지금까지의 계리, 기업복지의 차원을 넘어서 자산 운용에 대한 컨설팅과 인재 확보 전략을 포함한 인적자원 관리에 대한 컨설팅으로 그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 위 두 가지 본질에 대한 능력을 갖추려면 많은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교육과 커뮤니케이션은 퇴직연금사업자의 관심 여부에 따라 지금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과되는 경우가 많아 아쉬움이 크다. 특히 교육 부문은 더욱 그렇다. 교육은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준비되고 이뤄져야 한다. 첫째는 퇴직연금사업자 내부 직원들에 대한 교육이다. 충분한 교육ㆍ상담 서비스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금융회사에 만족할 만한 수준의 내부 직원 교육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식 전문성이 결여되고 경험이 부족한 내부 직원들이 기업과 종업원을 찾아가 할 수 있는 영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두번째는 고객인 기업의 종업원들에 대한 교육이다. 종업원 교육 자료는 해당 기업의 특성에 맞게, 그리고 종업원의 수준과 니즈에 맞게 제공돼야 한다.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근무 환경 속에 생활하는 근로자에 대한 교육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해 다방면에서, 그리고 다양한 형태로 제공돼야 한다. 퇴직연금사업자들이 지금 당장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는 일은 교육에 대한 준비와 투자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서 퇴직연금제도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높임으로써 제도의 성공적인 도입과 정착은 가속화될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