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네이밍] AVAYA

“아바야가 뭐야” 한일 월드컵 기간 중 TV로 경기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자주 입에 올렸던 질문이다. TV 화면 아랫쪽 게임 스코어를 표시한 부분에 어김없이 새겨져있던 `Avaya`라는 낯선 로고가 궁금증을 유발했던 것. 우리말로 `어바이어`라고 읽는 이 회사는 미국 최대의 통신장비 업체인 루슨트 테크놀로지스의 `뉴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크 그룹`이 2000년 10월 분사해 설립한 커뮤니케이션 솔루션 회사다. 기업을 대상으로 통신ㆍ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고 솔루션을 공급하는 서비스 사업부를 루슨트로부터 통째로 떼어낸 것. 설립 2년도 채 안된 회사가 비교적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루슨트라는 막강한 배경 탓도 있지만 아무래도 2002년 한일 월드컵 공식후원업체로 지정된 데 힘입은 바가 크다. 어바이어의 국내 인지도는 월드컵 전과 비교해 약 25% 가량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어바이어란 이름에는 무언가 깊은 뜻이 담겨있을 듯 싶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다. 비슷비슷한 모양의 영문자를 인위적으로 조합해 만든 Avaya란 단어 자체가 일단 새롭고 색다른 느낌을 준다. 또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발음이 사람과 기업을 연결해주는 커뮤니케이션 솔루션 업체로서의 이미지와도 어울린다는 평이다. 로고를 살펴보면 각 글자가 옆 글자와 잘 어울리고 서로를 보강해 주며, 단어의 어느부분도 막혀있지 않아 개방적인 느낌을 준다. 첫 글자가 `A`로 시작하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 컨설팅 업계에서는 A로 시작하는 기업은 알파벳 순으로 앞쪽에 배열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선두기업`의 이미지를 준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알트리아`(Altria)로 사명을 변경한 담배회사 필립모리스나, `액센추어`(accenture)로 바꾼 앤더슨 컨설팅, `아기어 시스템즈`(Agere Systems) `애질런트 테크놀로지스`(Agilent Technologies)도 비슷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정두환기자 d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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