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감액 결정 받아내 판세 뒤집을까

■ 삼성-애플 손해배상액 재산정 첫 공판
이르면 20일 최종 결정 핀치투줌 특허 무효화로 배상액 줄어들 가능성 커
세기의 특허전쟁 종식 위해 양사 CEO 다시 협상 나설 듯


삼성전자와 애플이 손해배상액을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펼칠'9일 전쟁'의 막이 올랐다.

이르면 오는 20일쯤 삼성전자가 애플에게 줘야 할 배상액이 최종 결정되는데, 삼성전자가 손해배상액 감액 결정을 받아내 판세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지 주목된다. 최근 미국 특허청이 배심원들이 인정한 '핀치투줌' 특허(915특허)를 무효화했기 때문에 이번 재판에서 관련 배상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애플에게 지불해야 할 스마트폰 관련 특허 침해 손해배상액을 다시 산정하는 공판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 지원에서 열렸다. 재판장 루시 고 판사는 공판 첫날인 이날 오전 원고 애플과 피고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변호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배심원 선정 절차에 착수했다.

루시 고 판사는 지난 3월, 배심원 평결 과정의 오류를 지적하면서 삼성의 손해배상액을 10억5,000만달러에서 6억4,000만 달러만 확정하고, 나머지 4억1,000만달러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재판을 열도록 결정한 데 따른 후속 일정이 본격 시작된 것이다.

재판은 이날부터 20일까지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열린다. 배심원 선정이 완료되면 다음 날부터 심리가 시작된다. 배심원은 양측의 주장을 듣고 애플의 특허를 침해한 삼성 제품 13종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결정한다. 배심원 평결은 이르면 20일 나오며 법원은 이를 바탕으로 손해배상액 최종 판결을 내리게 된다. 삼성과 애플, 법원은 현재 배심원 후보 34명을 놓고 배심원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배심원장을 포함해 최종 8명의 배심원을 선정하는데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후보는 제외한다.

이번 재판 배심원들은'특허 침해'자체에 관한 판단은 그대로 둔 채 손해배상액만 재산정한다. 삼성전자는 특허 침해 여부에 대한 판단도 다시 내려 달라고 요구했으나 재판부는 이 요청을 기각했다. 재산정 공판의 대상 제품은 갤럭시 프리베일, 젬, 인덜지, 인퓨즈 4G, 캡티베이트, 콘티늄, 드로이드 차지, 에픽 4G, 이그지빗 4G, 갤럭시탭, 넥서스S 4G, 리플레니시, 트랜스폼이다.

한편 삼성전자와 애플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세기의 특허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다시 한번 협상 테이블에서 만날 전망이다. 이번 사안과 별도로 다른 단말기들에 대한 똑같은 명칭의 소송인'12-CV-00630-LHK'도 같은 재판부에 계류중이며, 내년 3월 공판이 개시될 예정이다. 루시 고 판사는 최근 이 소송과 관련, 애플과 삼성전자에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한 차례 협상을 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애플은 내년 1월8일까지는 협상 제안을 하겠다고 미 법원의 요구에 동의했다. 고 판사는 협상에 양측의 CEO가 참석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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