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할인점 "잘나가요"

이마트 양재점 개점 2주…평일 매출 9~10억 기록
하나로마트등도 매장 새단장 고객잡기 나서

“우리도 할인점 좋아해요” 부의 상징으로 알려진 강남지역 소비자들도 강북처럼 할인점을 자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픈한 신세계 이마트 양재점이 개점 2주를 맞이한 이날까지 평일 매출 9~10억원을 기록, 할인점 유통망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강남권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쇼핑객이 몰리는 휴일 매출은 하루 15억원선. 객단가 역시 10만원에 육박, 다른 매장의 개점 당시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이마트측은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다른 매장의 경우 개점 당시 객단가가 7만원선, 첫 일주일 동안 매출이 7억원 안팎을 기록하다 2주째부터 매출이 하향 안정되기 시작한다”며 “양재점처럼 오픈 매출이 지속되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양재점의 경우 특히 인근 지역의 소비성향상 와인이나 유기농, 냉장육 등 고가 제품의 매출이 높아 객단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마트측은 벌써부터 매장 구성을 개편하며 강남 상권의 입지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9일 열린 이마트 월례 점장 회의에서는 이례적으로 양재점 성공 사례가 발표되기도 했다. 현재 이마트에서 최고 실적을 올리는 매장은 연 매출 2,300억원인 은평점. 하루 평균 매출은 6억~7억원 선이다. 이같이 양재점으로 소비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강남 상권이 사실상 대형 할인점 브랜드의 ‘사각지대’였기 때문. 농협 하나로마트와 창고형 매장인 코스트코홀세일, 월마트 등이 들어서 있기는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나 제품 구성 등의 측면에서는 취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나로마트는 신선식품이 강한 반면 수입 및 가공상품 취급이 미약하고, 코스트코홀세일의 경우 수입품은 많지만 회원제인데다 대용량 판매 중심이어서 소비자들의 구입 부담이 큰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이마트 양재점 개점으로 인근 할인점들은 매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 현실. 하나로마트의 경우 2월24일 현재 매출은 전년비 4% 정도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이후에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하나로마트는 지난달 중순부터 양재점 매장 리뉴얼을 단행, 2,000평 규모인 매장을 3,600평으로 확장하고 즉석식품 부문을 대폭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경쟁업체 매출을 상당부분 끌어온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지만, 할인점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이마트의 입점으로 강남 지역의 소비 파이가 커진 부분도 많을 것”이라며 “현재까지 드러난 구매 역량으로 봤을 때 앞으로도 성장 여지는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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