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구전략 가시화로 고액자산가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끈 시니어론 펀드가 최근 공모형으로도 속속 출시되는 가운데 투자 성향에 맞는 상품을 골라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니어론은 미국 변동금리부 선순위담보 채권으로 금리 상승 국면에서 강점을 발휘하는 상품이다. 미국이 양적완화(QE) 축소에 나서면 금리가 오르고 시니어론 펀드는 이때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가와 투자자 사이에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시중에 나왔거나 곧 출시될 예정인 공모형 시니어론 펀드는 총 5개지만 각 펀드별로 운용 전략이 조금씩 달라 차이점을 꼼꼼히 살피고 자신의 투자 전략에 부합하는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미국 금리 상승을 기대하면서 미국 주식에 투자하고 싶다면 '신한BNPP미국배당&시니어론ETF(상장지수펀드)'에 관심을 둘 만하다. 공모형 시니어론 펀드로는 처음 출시된 '신한BNPP미국배당&시니어론ETF'는 미국 시니어론 ETF와 함께 미 고배당주 및 로볼(low volatilityㆍ저변동성) 종목 ETF에도 투자하는 상품이다.
최근 미국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미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는데다 금리도 상승세를 타고 있어 미 주식과 시니어론에서 동시에 수익을 올리고 싶다면 이 상품을 고르는 게 최적이다.
주형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해외운용 팀장은 "향후 미국 금리가 상승하고 미 경제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높은데 이 경우 시니어론과 미국 주식에 동시에 투자하는 게 최상의 포트폴리오"라며 "특히 현재 미국 증시가 상당히 많이 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일반 종목보다는 배당주와 로볼 ETF에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 상승에 '올인'하려는 투자자에게 안성맞춤인 상품도 있다. '신한BNPP시니어론특별자산펀드' 는 약관상 시니어론 관련 ETF와 펀드에 자산의 50% 이상을 투자하도록 돼 있지만 사실상 90% 가까이 투자해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 금리가 상승한다면 상당한 재미를 볼 수 있지만 예상 외로 하락한다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셈이다.
이 상품의 특징은 시니어론 ETF뿐만이 아니라 해외에 설정된 시니어론 펀드에도 간접적으로 투자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펀드에 지불하는 연 보수가 다른 상품보다 높다. 하지만 해외 투자자문회사인 비엔피파리바에셋매니지먼트로부터 투자자문 서비스를 받도록 돼 있어 펀드 운용의 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자산운용도 조만간 비슷한 구조의 '우리베스트시니어론특별자산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상품 역시 대부분의 자산을 시니어론 관련 ETF와 펀드에 투자한다.
미 금리 하락에 대비하려면 '한국투자시니어론플러스특별자산펀드'를 고려해 볼 만하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전망에 따라 최근 미 금리가 상승 탄력을 받고 있지만 예상외로 미국 금리가 하락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안전장치를 강화한 '한국투자시니어론플러스특별자산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상품은 시니어론 ETF에 50% 이상 투자하면서 미국 하이일드채권 ETF(BBB 등급 이하 회사채를 30% 이상 편입한 펀드), 물가연동채권 ETF 등에도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금리 상승 국면에는 시니어론 ETF 비중을 늘리는 대신 금리가 하락할 때는 하이일드채권 ETF 비중을 확대해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AI운용본부 차장은 "이 상품은 시니어론 ETF와 하이일드 ETF를 적절히 편입해 분산투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특히 모두 ETF로만 편입 종목이 구성돼 있어 투자 종목 간 비중을 조절할 때 매우 용이하다"고 말했다.
하나UBS자산운용도 최근 시니어론 ETF에 투자하면서 시장 국면에 따라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하나UBS 글로벌스마트리턴' 펀드를 출시했다. 하나UBS자산운용 관계자는 "금리 상승시에는 시니어론 ETF 투자 비중을 늘려 기존 채권형펀드의 약점을 보완하고 금리 하락 국면에서는 하이일드에 집중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구조"라며 "기존 채권형펀드와 하이일드펀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신개념 투자수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