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발레단의 '라이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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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그니보 인형극장의 인형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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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백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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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30일 한ㆍ러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러시아 문화의 향기를 만날 수 있는 수준 높은 공연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특히 문화 예술가층이 두터운 러시아와의 문화 교류는 국내 예술계에 신선한 충격제이자 밑거름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국립발레단과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주역 무용수들이 함께 선보일 고전발레 ‘라이몬다’. 오는 25~30일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르는 이 작품은 러시아 무용수 4명이 내한해 러시아 발레의 매력을 뽐낸다. 아울러 러시아 현지에서는 한국 무용수의 화려한 발레 무대가 펼쳐진다. 10월 7일과 8일 한국을 대표하는 수석 무용수들이 볼쇼이발레단을 방문해 ‘로미오와 줄리엣’을 공연하고 11월 26일엔 국립발레단이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차이코프스키’를 단독 공연한다. 최태지 국립발레단장 겸 예술감독은 “양국을 대표하는 발레단의 문화적 교류인 이번 공연에선 고전 발레 형식을 유지하면서도 볼쇼이 특유의 화려한 테크닉을 극대화한 작품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국보급 발레리나 마야 프리셋츠카야가 설립한 국립러시안 클래식발레단도 오는 25일과 2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내한 공연을 갖는다. 볼쇼이 출신을 중심으로 모스크바 아카데미,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카데미 졸업생들로 구성된 국립러시안 클래식발레단은 세계적인 지휘자 알렉산더 페트호프가 지휘봉을 잡는 이번 공연에서 ‘잠자는 숲 속의 공주‘(25일)와 ‘백조의 호수’(26일)를 선보인다.
세계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오그니보 인형극장은 오는 9일 인형극 ‘내일은 어제로부터 시작한다’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무대에 올린다. 어른을 위한 인형극을 표방한 이 작품은 영상과 인형극이 결합된 새로운 방식으로, 러시아 현대사를 아우르는 철학적 주제와 러시아 대가들의 미술 작품이 어우러진다.
러시아 연출가 안드레이 세리바노프와 국내 연출가 임형택이 공동 연출한 연극 ‘백치’는 11월 10일~28일까지 원더스페이스 동그라미 극장에서 선보인다. 국내에서 초연하는 ‘백치’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동명 소설과 한국의 ‘동네 바보’에 관한 두 이야기를 축으로 한 작품으로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벌어지는 ‘바보 문화’의 형식적인 대조다. 러시아의 ‘백치’는 대화를 중심으로 한 극사실주의적 접근에 러시아의 노래, 춤, 술, 결혼문화 등이 곁들여진다. 한국의 ‘바보’는 말이 아닌 선문답 같은 우리네 대화형식, 의성어, 의태어, 춤, 사설, 노래 등으로 표현한다. 임형택 연출가는 “양국 문화의 형식적인 비교를 통해 결국 ‘구원’과 절대적 희생자 ‘바보’라는 존재가 문화에 상관 없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