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중기육성자금, 시중은행 경쟁체제로 전환 3개월… '1%대 금리'에 신청액 5배 쑥쑥

건수 2배·확정 자금지원 3배↑
홈피 원스톱 융자 절차도 호응


# 성남에서 수산물도매업을 운영하는 A업체는 대출금리가 예전보다 낮아졌다는 얘기를 듣고 경기도 중소기업육성자금을 신청했다. A사는 SC제일은행에서 연리 3.85%, 1년 거치 2년 상환으로 1억원을 빌렸지만 경기도에서 2%의 이자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실제로는 1.85%의 이자만 내면 된다. 지난해 연리 5%와 비교하면 한 해 315만원의 이자를 줄인 셈이다.

# 성남에서 소프트웨어개발 사업을 하는 B사도 A사와 같은 조건으로 2억원을 대출받았다. 이 회사도 경기도로부터 2%의 이자지원을 받아 실제 내는 이자는 1.85%에 그쳐 연간 630만원의 이자를 줄일 수 있게 됐다.

# 군포에서 주형·금형제조 업을 운영하고 있는 C사는 우리은행에서 연리 3.9%, 1년 거치 2년 상환으로 1억원을 빌렸는데 2%의 이자 지원을 받아 실제 부담하는 이자율은 1.9%에 그쳤다.

이처럼 중소기업 정책자금 이자가 1%대로 떨어지면서 자금난에 빠진 기업들이 대거 경기주옷기업육성자금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농협이 독점 운영해오던 중소기업육성자금 협약금리제도를 폐지하고 11개 시중은행 경쟁체제로 전환하면서 1%대 '꿈의 금리'를 실현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경쟁체제로 전환한 지 3개월 만에 금리인하 경쟁이 벌어져 사실상 1%대 지원상품이 나온 것이다.

26일 경기도에 따르면 올들어 2월까지 중소기업육성자금 신청액은 4,5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93억원보다 410% 가량 늘어났다. 같은 기간 신청 건수도 1,095건으로 지난해 548건의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특히 올들어 2월까지 결정된 자금지원은 2,934억원(765건)으로 지난해 871억원(537건)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대출은행을 보면 기업은행이 59%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 13.3%, 신한은행 10.1%, 국민은행 7.6%, 농협 4.7%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의 중소기업육성자금신청이 줄을 잇는 배경에는 은행들의 금리경쟁이 작용했다.

지난해 2월 농협의 시설자금 대출 이자는 6.8%였다. 하지만 경기도가 올들어 11곳의 시중은행으로 대상을 확대하면서 평균 대출금리는 4.53%로 2.27%포인트 떨어졌다. 여기에 도가 대출을 받는 기업에 1~2%의 이자를 지원해 줘 기업이 실제로 부담하는 이자는 2.53~3.53%에 머물렀다.

지난 2월 고시된 은행별 평균 금리를 보면 SC은행 2.30%, 산업은행 2.33%, 외환은행 2.49%, 농협 2.68%, 신한은행 2.74%, 우리은행 2.82% 등 2%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은행 3.07%, 하나은행 3.13%, 씨티은행 3.21%, 기업은행 3.22% 등도 3%를 유지했다.

도가 올해 기업에 지원해줄 중소기업육성자금은 1조원(운전자금 5,000억원, 시설자금 5,000억원)인데 올 상반기에만 7,000억원 가량 지원될 예정이다.

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경기도 중소기업육성자금은 1조2,000억원,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1조원이 있었으나 대출로 소진하지 못하고 일부 자금이 남는 상태가 계속됐다.

금리가 높아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이 대출을 외면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 사정이 바뀌자 도는 1조원의 중소기업육성자금으로는 부족하다고 보고 추가로 3,000억원을 늘릴 계획이다.

경기중소기업육성자금 금리는 중소기업청이 운영하는 긴급경영안정자금의 금리 4.19%와 서울시 운용자금(1억원 초과시) 금리 3~4%대와 비교해도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도는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이 한결 쉽게 융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지역 경제계의 호응을 얻고 있다.

경기도 중소기업육성자금 홈페이지(G-머니)를 통해 원스톱으로 자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복잡했던 자금의 종류도 11종에서 6종으로 단순화시켰다. 대출 상담을 받기 위해 신용보증재단을 찾아야하는 번거로움도 없앴다. 따라서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자금신청→서류심사→지원 결정→대출은행제출' 등 신청절차 전 과정을 시스템으로 연계해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중기자금 신청 자격을 판단해주고 자금을 얼마나 지원받을 수 있는지 등도 간편하게 알 수 있는 '자가진단시스템'도 가동했다.

강희진 경기도 기업지원 1과장은 "금리체계가 자유경쟁체제로 되면서 대출을 신청하는 기업이 크게 늘었다"며 "앞으로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더 좋은 조건으로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제도 개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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