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식 개방' 뿌리내렸다

中 WTO 가입 5돌… 빗장 열었지만…기업보호등 '죽의 장막' 여전…
반독점법등 새 규제 만들어 외자기업 철저 견제불구 외환보유고 1兆 돌파등 '글로벌경제 양대'주역 부상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5년 만에 미국과 더불어 세계 경제를 주무르는 글로벌 경제의 양대 주역으로 부상했다. 중국은 WTO 가입 5년이 되는 11일을 기점으로 약속대로 자국 시장을 대외에 일단 ‘전면개방’했다. 그러나 과거에 없었던 규제 장치를 새로 만드는 등 외자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중국식 개방시대’를 열어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또 시장개방의 성과로 획득한 외환보유고 1조 달러의 막강 파워를 바탕으로 강력한 ‘저우추취(走出去)’ 정책을 구사, 중국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중국식 개방시대’ 열려= 중국은 WTO 양허안에 따라 단계적인 관세 삭감에 이어 서비스영역에서 사업ㆍ통신ㆍ건축ㆍ소매업ㆍ교육ㆍ환경ㆍ금융ㆍ여행과 운송 등 9개 부문에서 개방일정을 차근차근 진행해 왔으며 마침내 11일부터 소매금융을 전면 개방함으로써 지난 2001년 12월 11일 WTO 가입한 이후 5년간 가입 대가로 약속했던 시장개방 요건은 모두 충족했다. 그러나 중국은 자국기업을 보호한다는 확고한 원칙 아래 ‘중국식 개방’을 고수하고 있다. 소매금융을 개방하면서 현지 법인화를 전제로 내건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은 또 지난 9월에는 ‘외국투자자 중국 M& A에 관한 규정’을 만들어 국가 주요산업에 ‘죽의 장막’을 쳤고, 앞서 6월에는 중국 국무원이 반독점법을 통과시켰다. 이처럼 외자기업에 대한 견제 장치들이 잇달아 쏟아지면서 중국의 경제 보호주의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외자기업의 한 관계자는 “중국은 시장 개방 폭을 확대하는 한편으로 외자기업의 특혜를 줄이고 법률ㆍ세제ㆍ노동 부문에서 과거에 없었던 규제들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외자 기업들은 달라진 중국의 사업환경을 면밀히 파악해 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슈퍼 경제강국으로 떠올라= 중국은 WTO가입 5년 만에 세계 1위 달러 부국(富國)으로 부상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2001년 2,122억 달러에서 올해 11월말 현재 1조 달러를 넘어섰다. 또한 수출입무역 총액은 2001년 5,096억 달러에서 지난해 1조4,221억 달러로 늘었고 올해는 1조7,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이 같은 경제개방의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과 양자간 전략경제대화를 연례화할 정도로 막강한 경제 슈퍼파워로 등장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제정책도 공세적으로 바뀌어 올 들어 10월말까지 외국계 기업의 신설기업 수가 전년 동기대비 6.32% 줄어든 반면, 중국기업의 대외투자 승인 건수는 17.6%나 늘어났다. 중국 정부는 최근 연례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내년 대외 합작투자를 확대하는 ‘저우추취’ 정책기조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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