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 한국 최초 '우주선장' 되나

공군, 2020년께 추진'유인 우주선' 조종사로 양성 검토
신체 조건· 학습능력등 입증…훈련 파트너국은 美가 될듯

공군은 최초의 탑승우주인에서 막판 교체의 아픔을 겪은 예비우주인 고산씨를 대한민국 최초의‘우주 선장(Commander & Pilot)’ 으로 양성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예비우주인 고씨가 러시아 훈련과정 중 수중 생존훈련을 위해 귀환모듈에 들어가고 있다. /서울경제 DB

최초의 탑승우주인에서 막판 교체의 아픔을 겪은 예비우주인 고산씨를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 선장(Commander & Pilot)’으로 양성하는 방안이 정부 내부에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고씨를 세계 수준급 우주선장으로 성장시켜 오는 2020년 전후 한국이 자력으로 쏘아올릴 유인 비행선의 조종대를 맡긴다는 구상이다. 김은기 공군참모총장은 지난 8일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국가우주개발계획상 인재양성 분야는 특히 중요하다. 우주선을 조종할 조종사 양성에는 9년에서 12년이 걸릴 뿐 아니라 조종사의 신체조건도 일반 우주인과 달라 미리 선발해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한국 최초의 우주 선장을 육성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 하고 있음을 밝혔다. 김 총장은 “(우주 선장 훈련을 위한) 파트너 국가로 미국은 물론 러시아ㆍ중국 등과도 논의해 적합한 파트너를 정할 것”이라며 우주 선장 양성에 대한 군 당국의 의지를 내비쳤다. 김 총장이 밝힌 ‘우주 선장’은 ▦선장 ▦임무 전문가 ▦우주실험 전문가 ▦상업적 사용자(관광객) 등 크게 4가지로 분류되는 우주인 체계 중 최상위 등급으로 ‘우주선을 실제로 조정하거나 조종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우주선을 직접 조작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예컨대 이번 소유스호를 타고 우주비행에 오른 이소연씨의 경우는 분류상 ‘우주비행 승무원에 합류해 전문 임무 실험에 관계되는 훈련과 교육을 받은 자’를 뜻하는 3단계 수준의 ‘우주실험 전문가’에 불과하다. 뒤늦게 나마 미래 우주시대 진입에 반드시 필요한 우주선장 배출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군 당국자는 “체계적인 우주 선장 훈련 체계가 갖춰져 있는 러시아에서 한국인 우주 선장을 교육시킬 경우 총 1,500시간의 훈련을 받아야 하며 여기에 5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혀 이미 우주 선장 배출을 위한 구체적인 사전조사 작업이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군 당국자는 “2010년께 공군 사관생도 선발시 별도로 항공우주인 양성을 목표로 핵심인력을 선발하는 등 2017년께 이르러 우리도 핵심 국가자산인 우주 선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고씨의 경우 그간의 훈련경험을 통해 전문 우주 선장으로 양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19일 이씨의 지구 귀환으로 공식 종료되는 한국 우주인 배출사업 이후 고산씨를 한국 최초의 우주 선장으로 양성하는 문제를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있음을 피력했다. 이미 우주인 선발 과정에서 신체적 탁월성과 학습능력이 충분히 입증된 만큼 앞으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 신분을 유지하게 될 고씨는 이씨와 함께 우주 선장에 걸맞은 ‘최적’의 조합을 이루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우주인 양성에 최소 7년 이상이 소요되고 체력적 부담도 가중되는 만큼 고씨가 상대적으로 유력하게 검토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아울러 고씨가 우주 선장 후보로 실제 장기간 훈련을 받을 경우 훈련 파트너 국가는 러시아가 아닌 미국이 될 전망이다. 한국 우주인 훈련 당시 규정 위반으로 러시아 측과 마찰을 빚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군 당국자는 “러시아의 경우 전적으로 470억원에 달하는 훈련 수익확보을 목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미국은 자국이 추진 중인 연구개발 분야에 한국의 참여를 전제로 훈련을 실시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8일 한국 최초 우주인 이씨를 태우고 우주비행에 오른 러시아 측 우주선장 세르게이 볼코프도 1997년 러시아 연방우주청에 의해 우주인으로 선발, 올해까지 11년에 달하는 장기간의 훈련을 마친 뒤에서야 비로소 첫 우주비행의 기회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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