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에 대한 이틀째 국정감사에서는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부동산 관련 세제와 상속ㆍ증여세 등에 대한 대대적인 감세정책이 설전의 중심이 됐다.
“감세의 88%가 상위 10%의 계층에게 돌아간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들이대며 “종합부동산세 폐지는 지역ㆍ계층간의 사회 양극화만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하는 야당에 대해 한나라당은 “종부세는 시장원리에 어긋나는 법안”이라고 맞섰다.
◇주도권 뺏길라…양보 없는 종부세 공방=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택가격 비교시 한국은 23.7배로 일본과 영국의 각 11.8배, 미국 8.3배보다 높다”면서 “특히 고소득층의 주택자산이 저소득층보다 4.9배 높다”고 지적했다. 종부세 완화는 결국 상위 2%의 재산가에게만 혜택을 귀속시키고, 세액 감소로 일부 지자체의 교육과 복지 지출을 줄이는 결과를 낳아 지역ㆍ계층간 양극화를 가중시킬 것이라고 민주당은 강조했다.
종부세 개편안과 함께 정부가 제시한 ‘연봉 1억원의 가처분 소득은 3,600만원’이라는 수치에 대한 반박도 이어졌다. 앞서 정부는 연봉 1억원인 시가 23억원짜리 아파트 보유자는 소득세ㆍ사회보험 등 3,100만원, 보유세 2,400만원, 관리비 등 900만원을 공제하면 가처분소득은 약 3,600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오제세 민주당 의원은 “연봉 1억원의 근로소득세는 988만원, 사회보험료는 총 513만원으로 소득세와 사회보험료를 합친 금액은 1,501만원에 불과하다“고 조목조목 반박하며 실제 가처분소득은 6,100만원이라고 주장했다.
여당은 ‘종부세는 시장원리에 어긋나는 세제’라고 반박했다. 나성린 한나라당 의원은 “종부세 문제가 포퓰리즘과 평등주의에 막혀 합리적인 논의가 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종부세 완화나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부자에게 혜택을 주자는 것이 아니라 훼손된 법 정신과 무너진 시장경제 원칙을 바로잡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제개편 감세혜택 88%, 소득 상위 10%로 귀착= ‘2008 세제개편안’에 따른 감세혜택이 소득 10%계층에 88%가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광재 의원은 ‘9ㆍ1 세제개편안 조세귀착도 분석’ 보고서를 통해 1조6,949억원이 감세되는 근로소득세의 경우는 상위 10.4% 계층에 대한 감세액이 1조957억원으로 전체 감세액의 65%를 차지했고 밝혔다. 반면 중산층 몫으로 돌아가는 감세 규모는 5,991억원으로 35%에 불과했다. 9,060억원이 감세되는 종합소득세의 경우 상위 12%에 7,973억원(80.5%)이 집중됐고, 1조5,534억원이 줄어드는 양도소득세의 경우는 상류층에 돌아가는 감세 혜택이 96.4%(1조497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6조9,934억원이 감세되는 법인세는 상위 6.7%에 전체 감세액의 91.2%인 6조3,262억원이 돌아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속세(3,463억원)와 증여세(9,487억원) 감세분은 모두 상류층에만 적용된다.
이 의원은 “세제개편안은 결국 6억원 이상 집을 소유한 고소득 연봉자와 고소득 자영업자 혹은 100억원 이상의 기업을 보유한 일부 계층이 가장 큰 수혜자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