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 선정 '99제약업계 10대 뉴스] 의약분업.신약.性의약품...

그러나 이같은 변화는 내년에 실시되는 의약분업의 전초전 성격이 짙다. 기술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다국적 제약사와의 치열한 경쟁구도가 기다리고 있는 까닭에 더욱 그러하다.서울경제신문은 「99 제약업계 10대 뉴스」를 선정, 올 한해 국내 제약업계에서 일어난 굵직한 사건들을 추스려보고 내년의 변화를 더듬어 보고자 한다. ◆의약분업 내년 7월 1일 시행 확정 지난 7일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그동안 시행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의약분업이 내년 7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가게 됐다. 「처방은 의사, 조제는 약사」를 모토로 하는 의약분업은 국내 제약업계에 구조조정을 몰고 올 태풍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0%정도 의약품시장 규모를 축소시킬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각사별로 이해관계가 엇갈려 「외국 제약사 득세, 국내 업체 수성, 중소업체 몰락」이라는 구도가 예견되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제약업체들은 내년 생존을 위한 힘겨운 전쟁을 치러야 한 판이다. 막강한 기술력과 자금력으로 무장한 다국적 제약사와 숙명을 건 일전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내년 의약분업의 실시는 의약품의 오남용을 줄이고 유통구조를 선진화하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국내 제약업체들은 신약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국산 신약 1호 탄생 올해 국내 제약업계에는 경사도 있었다. 국산 신약 1호 「선플라」가 탄생한 것이다. SK제약이 선보인 선플라는 제 3세대 백금착색항암제로 지난 7월 13일부터 시판에 들어갔다.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을 줄이고 항암효과를 높인 게 특징. 선플라의 개발은 지금까지 외국에서 개발된 신약을 단순하게 도입하거나 모방하여 생산하던 국내 제약업계 관행을 탈피, 우리나라를 신약개발국가로서의 위상을 정립하는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 제품의 개발로 국내 신약관련 임상, 등록, 허가등의 제반 제도가 정비되어 앞으로 후속 신약개발이 보다 용이해진 것이 무엇보다 큰 성과다. 그러나 선플라의 탄생까지 관련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시간이 오래 걸려 신약으로서 가지는 장점인 시장성은 떨어진 점이 옥의 티로 작용했다. ◆국산 신약개발 봇물 올해 제약업계에서 두드러진 현상은 신약개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13개 업체가 20개 품목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고 이 가운데는 시판이 임박한 제품도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국산 신약 1호 SK제약의 「선플라」가 이미 선보인데 이어 조만간 LG화학이 퀴놀론계 항생제 「LB20304A」가 시판에 들어갈 전망이다. 중외제약도 퀴놀론계 항생제 「큐록신정」을 독자 개발, 조만간 국내 시판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웅제약도 당뇨성 족부궤양 치료제를 개발, 내년 상반기부터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따라 의약분업이 실시되는 원년인 내년부터 우리나라도 명실 상부한 신약개발국의 입지를 공고히 구축할 수 있는 한해가 될 것이란 희망이 높아지고 있다. ◆성기능관련 의약품 인기 지난 10월 비아그라 약국 시판을 계기로 조루증 및 발기부전 치료제 등 성관련 상품들이 40~50대 중장년층으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대유신약 비엠겔을 비롯해 태평양제약 SS크림, 국제약품 맨스크림, 안국약품 티스트롱 등이 대표적인 제품. 실제로 비엠겔의 경우 출시 100일만에 20만개이상이 판매됐고 일부지역 약국에선 도난사례까지 발생, 제조업체측이 약사들에게 도난주의보를 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제품들은 원인 치료보다는 마취성분을 사용, 감각을 무디게 하는 제품으로 제약업체들이 시류에 편승한 장사놀음을 벌인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한국화이자가 개발, 국내에 출시한 비아그라제품은 그동안 음성적으로 거래되던 성관련 상품을 양지로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의약품 실거래가 상환제 지난 10월부터 실제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보험약가를 책정하는 의약품실거래가 상환제가 실시됐다. 이에따라 보험약 1만3,922개 품목이 평균 30.7% 인하돼 제약업계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쳤다. 이와함께 국내 의약품유통을 담당할 물류조합이 설립됐고 내년에는 생산부터 유통까지 관리할 수 있는 의약품 정보망이 구축된다. 게다가 다국적 의약품 유통업체인 쥬릭이 국내에 상륙, 본격 영업을 준비하고 있고 제일제당도 올리브영이라는 이름으로 드러그 인 스토어 형태의 복합유통망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따라 그동안 도매상과 제약업계 영업조직으로 이원화되었던 국내 의약품 유통은 다원화체제로 전환,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의약품거래가 투명해져 의약품 오남용 원천방지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판매자 가격표시제 실시 지난 1월부터 표준소비가가 폐지되고 판매자가격표시제가 전면 실시됐다. 이는 약국의 자율적인 경쟁을 유도하고 약값의 거품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따라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품질좋은 제품을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제약업체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유명업체 제품은 가격이 20~30%오르는 혜택을 입었고 인지도가 떨어지는 업체들의 제품은 가격이 떨어지는 등 상대적인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또 약국가도 대형약국은 현금거래나 대량주문을 통한 할인을 받아 경쟁력을 갖추는 반면 소형약국들은 늘어나는 대형때문에 점차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내년 의약분업실시와 더불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대형약국들이 대거 생겨나고 각 지역별 연합약국들의 득세로 국내 약국들도 대형화, 전산화, 복합화의 경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업체 주가상승 시동 국내 제약업체들의 주가가 최근 오랜잠에서 깨어나 상승시동을 걸었다. 반등은 미약했지만 신약들이 대거 출시되는 내년이 기대되고 있다. 이미 미국 증시에서 바오테크라는 테마가 형성되어 국내에서도 동조현상이 벌어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제약업체들을 포함한 바이오테크산업은 오는 2003년까지 매년 32.1%씩 성장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는 장기간 시장에서 인기를 끌지 못했던 소외주인 데다 최근 가시적인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종근당, 동아제약, 대웅제약 등 국내 제약업체들도 지난 7~8년동안 신약개발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 그 결과 내년부터 지속적으로 신약이나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성장성이 기대된다. ◆의약품 전자상거래 개시 올해 국내 제약업계에 나타난 주목할만한 변화중 하나가 전자상거래의 도입이다. SK제약과 녹십자 등이 선발로 나섰고 약국가에도 전산시스템 도입이 늘고 있다. 이는 앞으로 국내 제약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돌파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상당수 제약업체들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거나 중비중이고 이를 통한 대고객 고객서비스는 물론 주문과 배달체계까지 구축까지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전문의약품의 인터넷홈페이지 광고가 허용될 경우 일반인의 접속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인터넷을 통한 의약품거래는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하지만 빠른시간내 의약품거래의 상당량을 차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게다가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주문서를 발송하는 약국들이 늘어나면 의약품유통및 전자상거래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될 전망이다. ◆생명공학 벤처기업 부상 올해 제약업계에선 생명공학 벤처기업들이 급부상했다. 씨트리, 바이오시스, 유진사이언스 등 10여개의 생명공학 벤처기업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 업체들은 주로 제약업체와 화학분야 연구원들이 주축이 돼 설립된 것으로 향후 국내 의약산업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정부가 의약산업을 21세기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방침을 굳히고 있고 또 벤처기업 육성의지를 천명함으로써 생명공학 벤처기업의 활성화는 예견된 일이다. 특히 위염 및 십이지장염을 방지하는 계란을 개발한 씨트리의 경우 벤처기업으로서 주목할만한 성장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 업체가 개발한 계란은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균 헬리코박터 파이로리의 항원을 이용, 닭에 주입시켜 닭의 체내에 면역 항체가 형성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앞으로 다양한 식품에 이용할 수 있는 우수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단체 결성 한국화이자, 바이엘, 한국MSD등을 주축으로 한 한국연구중심제약산업협회(KRPIA)가 올해 3월 발족됐다. 이로써 국내 제약업계가 이원화됐다. 현재 회원사가 30개에 달하는 이 단체는 지난 10월 명칭을 한국신약산업협회로 바꾸고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신약산업협회의 모토는 환자를 위한 약을 국내에 공급하겠다는 것. 이 곳 회원사들은 독자기술로 신약을 생산하는 업체들로서 내년 의약분업 실시를 앞두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내년 국내 의약품시장은 제약협회를 중심으로 한 국내 업체들과 신약산업협회를 중심으로 한 외자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신약산업협회 회원사들은 역삼동에 보금자를 마련하고 다국적 유통업체 쥬릭을 통해 병원시장을 공략할 채비를 하고 있다. 이미 독자 영업전략을 구사하는 업체들이 대거 출현, 내년 돌풍이 예고되고 있다. 조용관기자YK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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