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조업중단·이달 조업단축 단행/대범한 해법… 위기 돌파력 돋보여정몽규 현대자동차회장(한국자동차공업협회장)의 최근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2월 울산공장 조업중단 선언」 「3월 자동차업계 회장단의 경쟁사공장 상호방문 성사」 「4월 울산공장 조업단축 단행」등을 잇달아 추진하면서 부터다. 정회장이 올들어 내놓은 각종 대범한 해법들을 살펴보면 정회장에게 거는 자동차인들의 기대를 짐작하는데 어렵지 않다.
정회장은 지난 2월 노동법파문으로 울산공장 근로자들이 부분조업에 들어가자 일반의 예상과 달리 「휴업」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이후 노동정국은 정부와 국민의 관심을 끌어들이며 안정세를 되찾았다.
협회장에 취임한 3월에는 각사 재고가 대책없이 쌓여있는 사실을 간파, 『공장을 상호방문해 우의를 다져보는게 어떻습니까』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통해 유례없는 첫 경쟁사 공장 상호방문을 성사시켰다. 이자리에서 회장단은 국내 과잉설비문제를 집중 논의했고 며칠 후 현대는 전격적으로 잔업중단을 선언했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총대를 메는 일도 서슴치 않겠다는게 정회장의 경영관이다. 나이는 최연소(36)지만 국내 최대메이커 수장의 직분을 잊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이 조치는 야적장에 쌓아논 자동차를 바라보며 전전긍긍하고 있던 기아, 대우자동차 등 경쟁업체들이 홀가분하게 조업을 중단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급여축소를 우려한 노동자들의 반발도 원만히 해결했다. 『잔업을 줄일 수 없으면 인원 감축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정회장의 의지가 근로자들에게 설들력있게 먹혀들었기 때문이다.
정회장이 근로자들을 설득하며 조업단축 조치를 이끌어낸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정부와 국민들의 시각을 교정, 규제정책을 완화하고, 노조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밀고나가겠다는 의지로 이해되고 있다.
『자동차공업협회를 통해 국내 자동차산업의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고 내부적으로는 현대자동차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노조문제를 해결하겠다.』정회장이 자주해온 말이다. 정회장은 지금 「영원한 자동차인」을 꿈꾸고 있다.<정승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