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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프로골프 투어가 세계무대 진출을 꿈꾸는 ‘영건’들의 교두보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시안투어 사무국은 최근 마감한 2012시즌 퀄리파잉(Q)스쿨 신청 접수에서 599명이 지원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33명보다 166명이 늘어났고 종전 최다였던 2009년의 507명도 훌쩍 넘어선 수치다. 올해 지원자는 국가별로 일본이 101명으로 가장 많고 한국은 71명으로 2위에 올랐다. 호주 등 아ㆍ태 지역을 비롯해 중동과 멀리 스위스까지 30개국 출신 선수들이 응시했다.
◇Q스쿨에 예비스타들 즐비= 오는 11일부터 태국에서 열리는 이번 아시안투어 Q스쿨 응시자 명단에는 예비 골프스타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단연 눈에 띄는 이름은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 출신 피터 유라인(23ㆍ미국)이다. 2010년 US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유라인은 지난해 한국 기업이 인수한 세계적 골프용품회사 아쿠쉬네트 월리 회장의 아들로 최근에는 유럽의 거물 에이전트 처비 챈들러 사단에 합류했다. 로리 매킬로이(23ㆍ북아일랜드)와 결별한 챈들러는 유럽 투어로 가는 등용문인 아시안투어에서 조련시켜 유라인을 ‘미국의 매킬로이’로 키워낼 계산이다.
정연진(22)도 도전장을 냈다. 고교 졸업 후 호주로 골프 유학을 간 정연진은 지난해 125년 역사의 브리티시 아마추어 골프대회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우승했고 그 자격으로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 오픈에도 출전해 아마추어 최고 성적인 공동 14위에 올라 주목받았다.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 출신 스티븐 브라운(잉글랜드), 마이클 스튜어트(스코틀랜드) 등도 나온다.
◇세계무대로 가는 징검다리= 아시안투어가 재능 있는 ‘영건’들의 최종 목적지는 아니다. 유럽 투어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진출을 위한 징검다리로 삼으려는 의도다. 노승열(21ㆍ타이틀리스트)이 좋은 사례다. 일찍부터 세계무대를 겨냥한 노승열은 18세 연령 제한이 있는 한국프로골프 대신 아시안투어를 택했고 2010년 상금왕에 올랐다. 유럽 투어를 겸하는 말레이시아오픈 우승으로 지난해 유럽 투어에 진출한 그는 세계랭킹을 꾸준히 올렸고 Q스쿨을 통과해 이번 시즌 미국 PGA 투어 입성의 꿈을 이뤘다.
아시안투어는 특히 프로골프 투어의 분위기를 익히고 경기력을 향상시키기에 적합하다. 날씨 좋은 곳에서만 치르는 미국 PGA 투어와 달리 유럽 투어처럼 다양한 나라의 각기 다른 잔디와 기후, 음식 등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경주와 케빈 나, 위창수, 아준 아트왈(인도), 스콧 헨드(호주) 등도 아시안투어에서 경력을 쌓고 큰 무대로 향했다. 세계 6대 프로골프 투어에 속해 있기 때문에 세계랭킹 포인트를 쌓기에도 유리하다. 우승 최소포인트가 14점으로 미국ㆍ유럽 투어(24점)보다는 낮지만 한국ㆍ캐나다 등 로컬 투어 대회(6점)보다는 훨씬 높고 호주ㆍ일본(16점)과 비슷한 수준이다.
◇유럽과 공조로 커지는 규모= 연간 25개 안팎의 아시안투어 대회 가운데 한국에서 개최되는 발렌타인 챔피언십 등 10개 정도가 유럽 투어를 겸한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다시말해 노승열처럼 유럽 투어 직행을 노릴 기회가 많다는 뜻이다. 아시아의 경제력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PGA 투어와 ‘골프영토’ 경쟁을 벌이는 유럽 투어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글로벌 기업의 아시안투어 대회 개최도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랭킹 2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아시아 지역에 메이저대회를 지정해 ‘5대 메이저’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2010년에는 유럽ㆍ아시아 투어의 공동 미디어 회사가 창설됐다. 아시안투어는 지난해 200여개국 8억5,000만명 이상이 TV 중계를 시청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