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한국 남성이 아르헨티나에서 개를 납치해 자택에서 몰래 도살하다 적발됐다.
27일 디아리오포풀라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차로 2시간 떨어진 플로렌시오 바렐라시에 사는 이 남성은 최근 개 도살 현장을 급습한 경찰에 체포됐다.
이 남성은 거리를 떠도는 개들을 붙잡아 며칠 동안 먹이를 줘 살을 찌운 이후 집 마당에서 큰 칼(마체테)로 잔인하게 도살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현지 검찰은 전했다.
남성은 도살한 개고기를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부에노스아이레스 플로레스구(區)의 한 아시아인 슈퍼마켓에 납품했고 인근 지역 한국인들이 이 개고기를 산 것으로 보인다고 디아리오우노가 보도했다.
현지 검찰 관계자는 체포된 남성이 정신질환을 앓았고 예전부터 개 밀도살 때문에 일부 이웃과 다툼을 벌였다고 전했다.
이 남자는 이웃에서 ‘엘칸니세로(El Can-nicero·개백정)’란 별명으로 불렸다고 디아리오포풀라르는 전했다.
이 남성은 한 여성 주민이 애완견 두 마리가 사라졌다면서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그는 체포 당시 ‘개를 큰 칼로 잔인하게 도축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 수사 당국은 ‘형사 처벌 법규가 없다’며 이 남성을 결국 석방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의 뉴욕데일리뉴스와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에도 소개됐다.
아르헨티나에는 애완동물 학대 행위를 처벌하는 법만 있어 당국은 이 남성을 고기 무단 유통 혐의로 행정 제재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아르헨티나는 국민 대다수가 유럽 출신 이주민이라 개고기 식용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강하다. 1995년에는 한국 교민 2명이 자택 옥상에서 도베르만 한 마리를 도살하던 광경이 현지 언론에 폭로돼 파문이 일기도 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