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에 담아낸 자연·인간의 소중함

김비함 11년만에 국내 전시

김비함 '사유의 기쁨"

한지와 아크릴, 먹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작가 김비함이 11년 만에 국내 개인전을 갖는다. 전시는 오는 23일부터 12월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 팔레드서울 갤러리에서 열린다.

김비함은 우리나라에 서양미술이 뿌리내리던 1970년대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서양화와섬유학을 전공한 작가는 한때 '비함(BeeHam)'이라는 패션브랜드를 가지고 옷을 만들었을 정도로 유명 디자이너였다.

그는 평면 작품에 한지를 이용해 입체감을 표현하며, 서양화에 쓰이는 아크릴과 한국화의 재료인 먹을 자유롭게 구사해 장르를 초월한 작품을 선보여 왔다. 그 결과 작품 화면은 대지와 같이 다양한 재료들을 받아들이고, 생명을 키워내듯 형태를 만들고 완성하는 장소로 탈바꿈 한다.

미국의 동양미술사학자 존 카터 코벨 박사는 전시 평론글을 통해 "김비함은 한국 고유의 종이인 한지라는 매체를 이용해 인간의 존재론적인 관점에서 서울에서 살고 있는 독립된 한 영혼의 문제나 징후들에 대한 감상을 만들어낸다"고 전했다. 그는 또 "전통적인 종이를 이용했음에도 현대적이지도 전통적이지도 않으며 깊은 종교적 바탕에서 비롯된 것으로 대부분의 현대예술작품과도 다르다"며 "매체를 한정하지 않고 복합적인 매체로 확장하고 있어 그 작품을 단순히 하나의 범주로 규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연(自然), 인간(人間), 사유(思惟)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복제된 이미지들 속에 잊혀지고 있는 인간적인 것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02)730-7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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