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병원 응급실 대기실서 치료를 기다리다 사망한 50대 남성의 지인이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지인은 “병원에서 ‘지난번에 1만 7,000원 밀렸으니 그것부터 먼저 내라. 그렇지 않으면 진료 못 하겠다’고 잘라 말했다”며 병원 내 상황을 밝혔다.
사망한 남성의 지인 A 씨는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새벽 4시쯤 ‘머리가 아프고 숨이 가쁘다’고 호소해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로 갔다”며 “환자부터 접수하고 응급 처치를 해달라고 말했더니 응급실에서 ‘밀린 돈 안 주면 못하겠다’고 말해 접수조차 못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4시 반쯤 병원에 도착했고 집에 잠시 다녀오기 위해 일어선 5시 50분쯤까지 1시간 20여 분 간 아무런 진료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남성은 이후 4시간가량 더 혼자 대기실에 머물다 급성복막염으로 사망했다.
병원 측은 “병원 도착 당시 스스로 돌아다닐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 아니었고 과거 폭력적인 행동을 한 전력이 있어 가족을 불러달라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또 “진료를 받지 못한 건 사실이며 이 같은 결과가 초래돼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응급의료비 대불제도’는 병원 원무과에 환자 신분과 이용 의사를 밝히면 비용은 일단 건강보험심사원에서 지급하고 이후 환자가 국가에 상환하는 제도다.
응급환자가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 지난 199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