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비정부기구(NGO)대회에 참가중인 사단법인 「좋은 벗」은 지난주 서울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아시아 난민의 실태와 NGO의 역할」이란 워크숍에서 지난 7월26일∼8월5일 중국의 북한접경 지대에서 만난 탈북 청소년 30명(남 24명, 여 6명)의 성장발육 실태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혀 큰 관심을 모았다.이 조사자료에 따르면 13세 남·북한 어린이의 신장과 체중 차이는 신장의 경우 북한어린이가 평균 132.1㎝인데 비해 남한어린이(97년 한국표준과학원 조사)는 평균 158.8㎝로 무려 26.7㎝이나 작았다.
또 체중 역시 북한어린이가 평균 29.9㎏인데 반해 남한어린이는 평균 50.4㎏으로 20.5㎏이 적었다.
서울대 비교문화연구소 박순영 연구원은 주제발표에서 『북한 청소년의 발육상태가 좋지 못한 것은 만성적인 영양결핍 때문』이라며 『현재 7세의 북한 어린이가 18세의 청소년이 됐을 경우 남북한 청소년간에 나타나는 평균 키 차이는 적어도 12㎝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탈북 어린이와 청소년 대다수는 현재 중국에서 노숙과 구걸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며 『공포가 일상화된 이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안정된 생활공간의 확보와 지속적인 영양공급과 의료지원』이라고 강조하면서 남한 당국과 의료계 등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이같은 차이에 대해 의료계 인사는 『체력의 근간이 되는 키와 몸무게에서 이렇게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은 단일민족이라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큰 격차』라고 전제하면서 『북한 청소년들이 기본적인 키와 몸무게를 유지못함에 따른 신체발육, 장기의 건강 등과 같은 몸의 모든 면에서 건강에 적신호가 커져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남한이나 국제기구에서의 북한을 지원할 때 우선 고려돼야 할 것이 바로 북한 청소년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식품 및 의약품으로 집중될 필요가 있다고 의료계는 인사는 강조했다.
한편 서울NGO 회의에 참석한 세계각국 NGO 관계자들은 『11월말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를 앞두고 WTO 이념인 「자유무역주의」가 더 이상 식품안전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중앙대 윤석원(산업경제학)교수는 『우루과이라운드 이후 미국과 캐나다·프랑스 등 특정국가들이 밀과 콩·옥수수 등의 곡물수출을 독점하는 상황에서 이들 농산물이 대거 유입되면서 농촌기반 붕괴와 함께 식품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근본대책을 요구했다.
윤교수는 이와 관련 『우선 오는 11월 WTO협상에서 개발도상국들은 자국 식품안전 보호를 위해 농산물 수출입과 관련한 규제방안 마련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정부는 이에 대응 유전자변형식품(GMO)의 개발을 규제할 법규를 제정하고 2000년까지 제초제 등 화학비료 사용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윤교수는 강조했다.
신정섭기자SHJ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