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D램 반도체 기술ㆍ원가 경쟁력이 경쟁사보다 1.5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석 달 만에 기술격차가 반년 더 늘어난 것으로 다른 업체들의 미세공정화가 더디게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 차이가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23일 "D램 반도체 부문은 경쟁사들과 기술 차이가 지난 8월께 1년 정도였는데 최근 1.5년으로 더 벌어졌다"며 "삼성전자는 20나노 공정으로 모바일과 PC, 서버용 D램 양산체제를 모두 갖췄지만 경쟁사들은 여전히 25나노나 29나노 공정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술격차는 연구개발부터 시제품 생산, 공정 전환, 양산체제 구축 등에 걸리는 일반적인 시간을 토대로 계산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20나노 기술을 적용한 PC용 D램 양산을 시작했고 9월에는 모바일용 D램, 10월에는 서버용 D램까지 모두 20나노 공정으로 양산을 시작한 반면 경쟁업체들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며 격차가 확대된 것이다.
1나노는 10억분의 1m로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생산량은 늘고 제품효율이 높아진다. 과거 50나노나 30나노대에서는 후발업체들의 추격이 상대적으로 쉬웠지만 20나노대로 접어들면서 공정 개선이 더욱 어려워져 기술력 차이가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삼성전자의 20나노 양산에 핵심 역할을 한 '개량형 이중 포토 노광' 기술을 응용하면 기존 장비로도 10나노급 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어 현재 1.5년인 기술격차는 2년 이상으로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메모리반도체의 다른 한 축인 낸드(NAND) 부문에서도 삼성전자는 경쟁사들보다 2년가량 앞선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반적인 낸드플래시보다 생산성이 2배 이상 높고 데이터 처리속도나 내구성·효율성 면에서 우수한 V낸드를 만들고 있다. V낸드는 차세대 데이터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 탑재된다. 삼성전자는 SSD의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해 시장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