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라인업 다양해진다] 4륜구동·왜건서 고성능 스포츠카까지… BMW선 52개 모델 출시

■ 수입차
포르쉐 4인승 파나메라 부분 변형 9종이나 판매
인기 높아진 유럽 브랜드 SUV 차종 다양화 두드러져

수입차 브랜드들이 다양해진 고객의 니즈를 수용하기 위해 국내에 갖가지 형태의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BMW코리아는 2년 전에는 클럽맨(왼쪽), 컨버터블(〃두번째), 쿠퍼(〃다섯번째)의 3종에서 현재 로드스터(〃세번째), 쿠페(〃네번째), 컨트리맨(〃여섯번째)의 3개 차종을 더한 6종을 판매하고 있고 일부 라인업에는 디젤 모델까지 출시했다. 사진제공=BMW 코리아


요즘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라인업 다양화 현상이 뚜렷해진 것은 시장이 완숙기에 접어들면서 남과 다른 차를 갖고 싶은 소비자들의 욕구가 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2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자동차 등록 대수는 1,843만7,373대를 기록하고 있다. 2002년 이후 10년간 연평균 55만대가량 완만하게 증가하며 시장은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 집집마다 자동차가 없는 가정은 거의 없을 정도이고 살 만한 사람들은 대부분 샀다고 봐도 무방하다.

자동차업계는 이런 소비자의 요구 변화에 발 빠르게 순응하고 있다.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차를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차량을 내놓으면서 고객의 니즈를 수용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차급별로 팔릴 만한 대표 모델들만 들여오던 수입차 브랜드들은 국내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한 타깃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에서 수입차의 인기가 높아지자 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소수의 마니아들을 위한 모델까지 앞다퉈 들여오는 모습이다.

브랜드별로 보면 가장 다양한 형태의 차량을 선보이는 곳은 국내 수입차 부동의 1위 BMW코리아다. BMW코리아는 2010년 5월 10개 차종에서 31개 라인업을 내놓았지만 올 5월 말 기준으로는 11개 차종에서 52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대표적인 5 시리즈의 경우 2년 전에는 520dㆍ523ㆍ528ㆍ530ㆍ535 등 5종이 판매됐지만 지금은 3종(528ㆍ535ㆍ550 x드라이브)의 4륜구동 버전이 더해지는 등 9종이 팔리고 있다. 왜건 형태의 525d x드라이브 투어링도 조만간 추가된다.

BMW그룹의 미니는 지난해 컨트리맨ㆍ쿠페에 이어 올해 로드스터로 차종이 다양해졌고 올 들어서는 차종별로 디젤 라인업까지 갖추고 있다. 2년 전 6개 세부 모델이 현재는 19개까지 확대됐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2년 전에는 없던 슈퍼카 SLS AMG를 현재 팔고 있다. 2억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 월 판매량이 5대에도 못 미치지만 벤츠의 고성능 스포츠카를 원하는 고객을 위해 들여왔다. 내년에는 가장 작은 A클래스 모델 출시까지 고려 중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대표 모델 골프의 라인업이 다양해졌다. 2.0 TDI와 GTD 모델만 있었으나 지난 2년간 가솔린 모델인 GTI와 1.4 TSI, 디젤 1.6 TDI 블루모션에 올 들어 오픈카 버전의 카브리올레까지 6종으로 확대됐다. 신형 CC와 제타ㆍ티구안ㆍ투아렉 등은 다양한 엔진이 추가됐고 시로코 R-라인과 같은 스타일리시한 모델도 추가됐다.

아우디코리아는 최근 추세에 맞춰 세단 모델에 TDI 엔진을 장착한 디젤 라인업을 더했다. 패키지를 세분화하면서 다양한 고객 니즈를 수용해 가격표상으로는 A6에 10개의 세부 트림이 존재하는 등 모두 42개까지 판매 모델이 확대된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레저 수요와 비즈니스 고객을 흡수하기 위해 매달 50대 목표로 토요타의 미니밴 시에나도 들여왔다. 렉서스 브랜드는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 차량과 운전의 재미를 더한 모델(FㆍF SPORT)이 대거 추가됐다.

가장 다양한 선택이 가능해진 브랜드는 포르셰다. 박스터ㆍ911ㆍ카이맨ㆍ카이엔ㆍ파나메라 등 5개에 불과한 차종에도 연료 방식에 따라 가솔린ㆍ디젤ㆍ하이브리드로, 성능에 따라 SㆍGTSㆍ터보 등으로 구분된다. 5월 말 기준으로 911은 10종, 파나메라는 9종이 국내에 판매되고 있다.

차종의 확대가 많은, 두드러진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판매량이 많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유럽 브랜드는 여러 형태의 차량을 들여오고 있지만 고전하고 있는 일본이나 미국 브랜드는 2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BMW코리아의 박혜영 차장은 "차량을 들여올 때는 시장분석도 필요하지만 사전 인증, 부품 수급이나 정비 등 많은 부분에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국내에 진출한 지 오래되고 판매량이 어느 정도 받쳐주는 브랜드의 라인업 확대가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차종별로는 레저 수요가 늘어나면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버전 다양화가 두드러진다. 크라이슬러코리아는 올 들어 그랜드체로키의 최상위 모델인 오버랜드의 디젤을 내놓았고 랭글러는 기존 루비콘에서 최근 사하라ㆍ스포츠까지 라인업을 늘렸다.

새로운 수입차 브랜드의 국내 시장 진출도 확대되고 있다. 시트로엥은 올 들어 국내 시장에 재진출하면서 DS3를 선보였다. 이탈리아 대중차 브랜드인 피아트도 이르면 연내 우리나라에 돌아오고 고성능 브랜드인 애스톤마틴도 조만간 들어온다. 혼다가 럭셔리 브랜드인 어큐라 수입을 검토하는 등 기존 브랜드의 서브 브랜드 도입 가능성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차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판매 모델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왜건 모델이나 소형차종 등의 수입은 거의 없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며 "국내 수입차 시장은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데다 고객층이 다양해지고 수요도 그만큼 세분화되는 만큼 앞으로 더 많은 모델을 만나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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