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초과 사용해 불 나면 건물주도 책임

전기 초과 사용으로 화재가 났다면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건물주인에게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9단독 김진오 판사는 삼성화재해상보험이 강원 속초시의 한 편의점에 지급한 보험금을 달라며 건물주 김모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새해 첫날 해돋이를 보러 온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2009년 12월31일. 강원 속초시의 3층 건물이 불길에 휩싸였다. 이날 건물 2~3층에 있는 커피숍에는 끝없이 손님이 몰려 전기 사용량이 평소보다 많았다. 전기 사용량을 측정하는 전력량계의 발열이 심해지다 불꽃이 튀었고 불은 곧 건물 전체로 옮겨 붙었다.

문제는 커피숍의 초과 전력 사용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데 있다. 커피숍은 2008년 겨울에도 계약전력을 초과하는 전기를 썼고 한국전력공사는 계약전력 증설을 권했다. 하지만 건물주 김씨는 이를 방치했다.

김 판사는 "초과 전력으로 인한 전력량계의 발열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에 김씨는 발열에 의한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었다"며 "다만 커피숍 임차인의 전기를 과도하게 사용한 책임도 있으므로 김씨의 책임은 6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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