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피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인도 갑부들이 줄줄이 천문학적인 재산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 자체 조사를 통해 인도 최고 부자인 무케시 암바니(사진) 릴라이언스그룹 회장의 재산규모가 지난 5월 이후 무려 56억달러(약 6조2,800억원)나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암바니의 현재 재산규모는 175억달러로 추정된다.
릴라이언스그룹은 세계 최대 정유기업으로 최근 달러 대비 루피화 환율이 급등하면서 총부채가 180억달러(약 20조원)로 급증해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무케시의 동생이자 릴라이언스그룹 대주주인 안리 암바니 역시 같은 기간에 13억달러의 재산을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인도 재벌인 딜리프 샹비 선제약 창업자도 이 회사의 주가가 6월 말부터 현재까지 16%나 떨어지며 20억달러의 재산손실을 기록했다. 섬유를 비롯해 시멘트·금속 등 다양한 업체를 소유한 아디트야비를라그룹의 쿠마르 망갈람 비를라 회장 역시 5월 이후 총재산의 11%인 9억5,000만달러를 잃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최근 글로벌 자금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출구전략 시행과 불확실한 인도 경제여건을 우려해 급속히 빠져나가면서 인도 재벌들의 주머니도 덩달아 가벼워지고 있다. 인도 현지언론인 비즈니스스탠더드에 따르면 인도의 5대 부자들은 올 들어 7월까지 최소 2%에서 최대 25%에 달하는 재산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이 매체는 같은 기간 보유재산 10억달러가 넘는 소위 '억만장자 클럽'에서 재산이 10억달러 미만으로 쪼그라들어 억만장자 대열에서 밀려난 이가 5명이라고 전했다. 반면 올 상반기 새로 억만장자에 등극한 재벌은 단 1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