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가 하락·채권값 상승 '시장도 오락가락' '근원PCE' 11년만에 최고…나스닥 1.4% 빠져달러가치는 하락 '금리인상 종결' 시각도 여전오는 9일 FOMC 최종결정까지 혼란 계속될듯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미국에서 사그라들던 인플레이션 '불씨'가 되살아났다. 경기 둔화가 뚜렷해 지면서 소멸되던 미국의 인플레 전망이 11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바람을 타고 다시 불꽃을 키우고 있다. 그 동안 금리동결이라는 장밋빛 기대에 흠뻑 물들어 있던 시장도 갈피를 못잡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오는 9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시장공개위원회(FOMC) 최종결정이 있기 전까지 금리전망은 짙은 안개 속을 헤맬 것으로 보인다. ◇주가 하락, 채권값ㆍ달러환율은 올라= 1일 미국의 금융시장은 금리전망에 대한 시장참여자들의 혼란이 어느 정도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은 새로 부활한 '인플레 악령' 앞에 고개를 숙였다. 나스닥은 2,061.99포인트로 마감해 29.48포인트(1.4%)나 떨어졌다. 다우지수도 1만1,125.73포인트로 59.95포인트(0.5%) 하락했다. FRB가 경기둔화보다는 인플레에 정책의 초점을 맞출 지도 모른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권과 환율시장은 예상과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미국의 지표채권인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일보다 0.004% 포인트 하락한 4.977%로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도 다른 통화에 대해 소폭 하락세를 보여 달러 대비 엔화환율은 전일보다 0.04엔 떨어진 달러당 114.52엔을 기록했고 유로 대비 달러 환율도 유로당 1.2768달러에서 1.2817달러로 마감했다. 인플레이션 전망이 재등장하면서 8월에 금리인상이 단행될 수도 있지만 중ㆍ장기적으로 볼 때 금리인상 추세는 종결됐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렇지만 증시나 채권ㆍ환율 모두 상승ㆍ하락폭이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금리전망에 대해 그 어느쪽도 확신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 "금리동결 추세 못막아" vs "금리인상 배제 못해"= 전문가들도 이날 발표된 지표의 해석을 놓고 서로 상반된 주장을 내놓고 있다. '시장의 혼란'이 '전망의 양분'으로 나타난 것이다. '근원 PCE'가 연율 기준 2.4% 상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25일 국내총생산(GDP) 발표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지던 금리인상 가능성이 이날 상승세로 돌아섰다. 실제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오는 9일 FOMC의 금리인상 확률은 전날 32%에서 이날 43%로 11% 포인트 올랐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8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고 있다. 경제성장 추세를 훼손시키지 않겠다는 FRB의 의지가 강하다는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은 "PCE 수치는 FRB가 기준금리를 다시 올릴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논란을 가져왔다"며 "하지만 아직도 많은 투자자들은 중앙은행이 2년 이상 계속돼 온 금리인상 랠리를 중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린익스체인지애널리스틱스의 데이비드 길모어 파트너(전문이사)는 "비록 8월이 아니더라도 금리인상이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8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ING의 제인스 나이틀리는 "FRB가 물가지표로 주목하는 지표가 2002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올랐다"며 "오는 9일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리먼 브라더스의 드루 매튜스 이코노미스트도 "인플레이션 수치가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며 "FRB의 안정수준으로 생각하는 범위를 벗어났고 금리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FOMC 결정 이전까지 혼란 계속될 듯= 금리전망에 대해 뚜렷한 기조가 형성되지 않으면서 앞으로 금융시장은 FOMC가 금리를 결정하는 9일까지 '눈치보기'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리결정을 책임지는 위원중 하나인 윌리엄 폴 세인트푸이스 연방은행 총재가 8월 인상 전망을 '50대50'으로 점치는 등 FRB 내부에서도 확실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 관망세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리먼브라더스의 데이비드 모지나 부사장은 "오늘 발표된 지표들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며 "모든 것이 충돌하고 있으며 내일을 예측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FRB의 고민도 깊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의 흐름처럼 금리정책의 중심축을 '성장'에 둘 지, 그렇지 않으면 다시 '물가'로 회귀할 지 결정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이 FRB에게는 '고뇌의 한주'가 될 것이다. 입력시간 : 2006/08/02 1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