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시기·대표직 사퇴문제 ‘분리처리’ 대세로격돌이 예상됐던 21일 신한국당 당헌·당규개정 당무회의는 핵심쟁점인 전당대회시기와 이회창 대표의 사퇴 문제를 추후 논의키로 하고 나머지 사안들에 대해 원안대로 만장일치로 처리했다. 이로써 지난 수일동안 이대표 대 반 이대표의 대립구도로 치달았던 신한국당의 내분은 일단 수면 아래로 잦아들게 되었다.
이날 당무회의는 당초 반 이대표 진영이 6인 대리인을 통해 밝힌 전대 개최시기연기 및 경선전 이대표 사퇴문제를 당헌·당규개정과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표명으로 분리처리를 내세운 이대표측과의 격돌이 예상됐다.
그러나 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전날 당무위원들에 협조를 구했으며 6인 예비주자측과도 핵심쟁점의 추후 논의 등을 이대표측으로부터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상과는 달리 별다른 이견이 없는 상태에서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났다.
이날 당무회의에서는 당무보고, 정책보고, 원내보고가 끝난 후 비공개로 진행되면서 박찬종 고문을 대표하는 서훈의원이 『경선은 전국민, 전당원의 축제로 이어져야 하는데 고문단회의 한번없이 일방적으로 처리해서는 안된다』면서 『이번 뿐만 아니라 5년 뒤를 위해서도 대표사퇴문제는 당헌·당규에 명시해야 한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 한때 긴장감이 돌았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세기 위원장은 『전당대회 시기문제는 당헌·당규에 명시할 사항이 아니며 경선전 대표직 사퇴문제도 총재의 고유권한』이라면서 두가지 문제와 당헌·당규 개정안의 분리 처리를 요구했다.
그러자 이환의 당무위원과 서청원 의원, 황명수 당무위원, 전석홍 의원 등이 차례로 나서 국민회의는 이미 대통령후보를 선출, 본격적인 선거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상황에서 당헌·당규개정안 처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전대시기와 대표직 사퇴문제를 분리해 개정안을 처리토록 하자고 가세, 개정안 처리쪽으로 대세가 기울었다.
여기에다 민주계 핵심인 강삼재·서석재 의원과 23일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진 최병렬 의원이 당무회의에 불참함으로써 간접적으로나마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 이날 당무회의는 이대표측의 예상대로 마무리 지어졌다.
이대표진영은 이로써 대세론을 중심으로 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이날 당무회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반 이대표 진영은 당헌·당규개정안이 통과됨으로써 당초 의도했던 목표를 살릴 수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 대선예비주자 모임을 통해 2개의 핵심쟁점을 부각시키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온종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