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성장하는 자산에 투자하라

김도현 삼성증권 주식전략팀 연구위원


'좋은 자산을 골라 부자가 되는 비결을 혹시 알고 있느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필자는 '부자가 되려면 성장할 만한 자산을 찾고 평범한 개미가 되려면 가격이 싼 자산을 찾으라'고 한결같이 답한다.

개인 투자자들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가격이 싼 자산', 그것도 '가격이 비상식적으로 싼 자산'을 찾아다니는 습관에 있다.

단기적으로 이유가 어떻게 됐든 가격이 기술적으로 반등해주면 기뻐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세상 모든 것이 잘못된 것인 양 격분한다.

그럼 대체 성장하는 특별한 자산은 무엇이고 가격만 싼 평범한 자산은 또 무엇인가. 단순하지만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특징을 말한다.

먼저 우리 삶의 일부라도 변하게 하는 힘이 있다면 그것은 성장하는 자산이다. 10년 전 월가에 데뷔한 구글을 생각해보라. 구글의 유튜브와 안드로이드 OS가 그간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켜왔는가.

반면 '가격이 싸기만 한 평범한 자산'은 변화의 속도가 빠르지 않아야만 좀 더 생존 기간이 길어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온라인 상거래에 대해 별다른 대응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월마트라고 할 수 있다.

성장하는 자산은 대부분 비싸 보인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세상에 공개했던 지난 2007년 1월 애플의 주가는 주당 12달러 수준이었다. 불과 2년 전이던 2005년 1월 애플의 주가는 주당 5달러. 즉 2년 사이에 주가가 2.5배 상승한 셈이다.

과연 평범한 개인 투자자의 눈에 애플의 주가가 저렴해 보였을까. 절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2012년 9월 애플의 주가는 주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그럼 당장 가격이 싸 보이는 자산들은 어떨까. 멀리 찾아다닐 필요 없이 우리나라 정유 업종의 가장 큰 매력은 3년째 많이 하락한 가격이다. 그렇다고 이 자산이 성장하는 자산이라 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투자해 부자가 되는 방법은 성장하는 자산에 투자해 성장의 사이클이 끝나지 않는 한 계속 보유하고 가는 방법이다.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자산, 경쟁의 질서를 바꾸는 자산이 성장하는 자산이다. 이런 자산은 굳이 가격을 크게 따질 이유가 없다. 결국 내부적 성장을 통해 쌓여가는 가치가 높은 가격을 합리화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투자로 돈을 잃는 가장 간단한 방법을 찾는다면 '대책 없이 가격만 많이 하락한' 자산을 매수해볼 것을 권한다. 가격이 싸니 매수하기에도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가격만 고려하면 안 된다. 한 번만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왜 유독 이 자산의 가격이 싸야만 하는가에 대해서 말이다. 왜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가격이 싼 자산을 매수하지 않는가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그 자산이 결국 돈이 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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