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에 고급화장품도 팔아요"
화장품 시장의 불황이 계속되면서 업체들의 발걸음이 할인 마트로 향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태평양, LG생활건강 등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올 봄부터 대형 할인점인 이마트 내에 별도의 단독 매장을 내고 각사의 주력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할인점에는 ‘이니스프리’ ‘레뗌’ 등 전문 브랜드만을 유통시켜온 화장품업체가 할인 마트에 자사의 대표 브랜드를 선보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태평양은 지난 4월부터 주력 브랜드 ‘아이오페’의 단독 매장을 이마트 수원점 등 다섯 곳에 개점했다. LG생활건강도 대표 브랜드 ‘이자녹스’ 매장을 김포 등 3개 할인점에 선보인 상태다.
주력 브랜드의 할인점 판매를 꺼려온 이들 업체가 할인점 시장으로 선회한 까닭은 계속된 불황으로 전문점 등의 판매가 더욱 위축되자 그나마 매출력이 살아있는 할인마트의 매력이 더욱 커졌기 때문. 현재 매장 수는 3~5곳으로 다소 시범적이지만 앞으로 늘려간다는 게 업체 측의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새로 생긴 매장 등 독립적 공간이 가능하고 고급스런 브랜드 이미지를 지킬 수 있는 할인점에 백화점 부스처럼 별도의 매장을 내고 입점했다”며 “로레알, 메이블린 등 수입 화장품들도 마트에 별도 매장을 내고 있어 견제 심리도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할인점을 방문한 고객 중 보다 고급스런 화장품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며 “일반적으로 할인점은 도심 및 상가 밀집 지역과는 거리가 있는 곳에 위치해 기존 전문점 시장과 많이 겹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입력시간 : 2004-06-01 1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