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이성태 한은 총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종욱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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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는 적정 외환보유고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한은의 방만한 경영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이날 윤건영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2004년과 2005년 2년간 환율하락으로 인해 외환보유고의 가치가 무려 40조3,000억원 가량 하락했다”며 이는 지난 2년간 경상 국내총생산(GDP) 증가분 81조9,000억원의 절반(49.2%)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한은의 경우 대차대조표상에 외환보유고 손실을 ‘자산ㆍ부채’ 계정(외환평가조정금)에 쌓아두는 특이한 자체 회계제도를 채택하면서 숨은 외환보유고 손실액이 올 상반기 기준으로 23조1,000억원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2004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1년간 한은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2조5,644억원의 매매 손실을 입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은 “환율이 떨어질 때 달러를 매입하는 일방향 환율 방어만 채택하는 바람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의 경우 “한은이 국민연금관리공단과 체결한 통화스와프 거래가 만기도래할 경우 1조1,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석호 열린우리당 의원은 “한은의 통화안정증권 발행잔액은 외환위기 직전 20조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8월 현재 162조6,000억원으로 증가, 본원통화 잔액 40조3,000억원을 4배나 초과했다”고 지적했다.
한은의 적자 문제 및 방만한 경영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한은은 김영삼 정부 때는 2조2,775억원 흑자, 김대중 정부 때 15조1,957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반면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올해 6월 말 현재까지 누계 적자액은 1조2,667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한은 직원의 1인당 영업이익은 2000년 대비 2005년에 17억4,000만원(184%)이나 급감한 반면 1인당 인건비는 같은 기간 2,705만원(57.75%)이 늘었다”며 “3년 연속 적자가 예상됨에도 임직원들이 ‘돈잔치’에 여념이 없었던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최경환 의원도 “한은이 ▦상위직급 정원 과다 증원 ▦편법적 임금인상 ▦대학생 자녀 학자금 지원 운영 등 감사원으로부터 여러 차례 방만 경영을 지적받고도 방치하고 있다”며 “한은이 개별법을 적용받아 정책과 예산에서 견제기능이 약화된 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계안 열린우리당 의원도 “한은의 현재 적자가 자산운용의 손실이 아니라 환율변동 및 외생적 요인에 따른 평가손이라 해도 중앙은행이 3년째 계속 적자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