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 방한해도 6자회담 재개 힘들 듯

정부 "北 약속·조치 있어야"

정부 고위당국자는 20일 “6자 회담 재개의 여건은 북한이 만들어야 한다”며 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입장이 의미있게 변했다는 정황을 아직 접하지는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달 초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방한으로 6자 회담 재개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서는 “시 주석의 방한은 중요한 외교적 행사지만 그걸 기점으로 무슨 진전이 된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조속한 6자회담 재개를 생각하고 있지만 우리는 아무 조건없이 6자회담 테이블 나가는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조속한 6자회담 재개시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시진핑 주석 방한에도 6자회담 재개가 문제가 되겠지만 사전에 중국측과 많은 협의를 해야겠다”고 강조했다.

대화 재개 조건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2009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하고, 영변 핵시설을 가동하는 식으로 해 왔는데 앞으로 진정한 의미의 비핵화를 하려면 최소한 북한의 약속이나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어떤 식으로 할지는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된 마음만 있다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말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을 제외한 5자가 만나는 것에 대해서는 “5자가 모이기는 쉽지 않지만 5자간 협력 공조를 계속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최근 북한이 일본과 러시아 등과 관계를 강화하며 외교적 출구를 찾는 움직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북일이 납치자 문제를 위해 협력을 가속화하는 것과 관련 “납치 문제는 일본의 국내 정치적·인도주의적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100% 사전에 공유한다고 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대북제재를 해제하는 것과 맞물려 진행되는 것이기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한 정도로 투명하게 진행해야 하며 일본도 그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러 관계 강화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에 러시아는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동북아 쪽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북한 또한 지나친 중국 의존도를 벗어나기 위해 대러 외교를 강화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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