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조절책 아직 이르다"

무협 "수출 악영향… 금리인상등 유보를"정부가 최근 거시경제 정책을 '부양'에서 '중립'으로 선회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재계가 이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나섰다. 10일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279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근거로 "최근 정부가 검토중인 경기조절책은 시기상조"라며 "성급한 경기부양책 포기는 아직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수출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그 동안 경기과열론이 제기될 때 마다 전경련이나 대한상의, 경총 등이 내놨던 "아직은 과열이라 볼 수 없으므로 금리인상 등은 좀더 유보돼야 한다 "라는 입장을 보다 명확하게 정리한 것이어서 향후 정책기조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무협이 이날 발표한 '경기조절론에 대한 수출업계 의견조사'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의 수출 동향에 대해 응답업체의 대다수인 92.1%가 '수축국면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고 답변, 수출 경기회복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만 이 가운데 60.6%의 업체는 '회복 조짐은 있다'고 답해 최근 수출 경기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으면서 바닥을 다지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보았다. 무협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정부가 경기의 속도 조절을 이유로 금리를 인상시킬 경우 중견 수출업체들의 채산성 악화가 우려된다"며 "이는 나아가 전체 수출의 조기 회복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앞으로 수출이 현재의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반전되더라도 중견 수출기업군은 수출 호전을 실감치 못하는 '수출경기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무협은 "현재 수출경기가 바닥을 완전히 탈피하지 못한 상태인 만큼 경기조절책보다는 수출의 조기회복을 위한 정책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환율, 물가, 금리 등 거시경제변수의 안정적 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동호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