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충청권에 일시 이동중지명령(Standstill·스탠드스틸)이 발동된 가운데 충청북도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신고가 처음으로 접수됐다. 서해안 일대를 중심으로 발견되던 AI가 방역대를 넘어 내륙지방까지 침투한 셈이다.
방역 당국은 27일 충북 진천 소재 종오리농가가 AI 의심축을 신고했다고 밝혔다.
농가 신고 직후 충북축산위생연구소가 현지에 출동해 확인한 결과 산란율이 급감하고 이틀간 13마리의 오리가 폐사하는 등 전형적인 AI 증상이 확인됐다. 이 농가는 현재 5,000마리의 종오리를 사육하고 있다. 충북 지역에서 AI 의심증상이 나타난 것은 지난 16일 AI가 발병한 지 11일 만에 처음이다. 충북 진천 인근에 철새 도래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방역대가 뚫린 것으로 해석된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보면 AI는 전라·충청·경기 등 서해 쪽에서 발병해 영남으로 전파되곤 했다"고 말했다. AI의 영남 확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방역 당국은 AI 바이러스가 주로 야생철새에 의해 전파된다고 보고 이날부터 항공방제활동을 펼치기로 결정했다.
방제작업에는 대형 헬기 2대가 동원되며 삽교천·시화호·동림저수지·금강호의 주변 농경지에서 실시된다. 주변환경에 민감한 철새들의 특성을 감안해 철새 도래지에서 멀리 떨어진 야생철새 분변이 많은 곳을 주 방제 대상으로 설정했다. 소독약제는 사람과 철새·농작물에 피해를 덜 끼치는 구연산 제제가 사용된다.
방역 당국은 또 설 연휴를 앞두고 귀성객과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AI 확산 방지를 위한 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준원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는 "설 연휴가 AI 확산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며 "철새 도래지나 축산농가 출입 자제, 장화 갈아 신기 등 작지만 중요한 행동요령에 대한 홍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능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