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최대실적을 올린 `잘 나가는` 닷컴 기업들이 업계의 우수 병역특례 인력을 독차지하고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는 하반기에도 지속적인 대규모 채용을 계획하고 있어 중소 IT 업체들의 인재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NHNㆍ다음ㆍ네오위즈ㆍ엔씨소프트 등 주요 포털ㆍ게임업체들은 적게는 30~40명에서 많게는 80여명까지 병역특례요원을 확보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 765억원과 영업이익 341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실적을 상회한 NHN은 업계 최대규모인 80명의 병역특례요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병역특례 근무자가 5명에 불과했지만 올들어 무려 75명을 추가로 채용했다. 이중 하반기 들어 7~8월 두달간 채용한 인원이 20여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46명의 병역특례요원을 고용하고 있는 다음커뮤니케이션도 하반기 들어 7명을 새로 뽑았으며, 최대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도 현재 보유인원이 41명에 달한다. 30명을 보유 중인 네오위즈는 7~8월 중 신규 채용 인원의 절반에 가까운 6명을 병역특례요원으로 채웠다.
이 같은 현상은 병역특례자들이 3년 근무기간중 1년만 채우면 다른 회사로 전직할 수 있는 점을 이용, 근무여건과 급여 등이 월등한 상위업체로 대거 지원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전체 병역특례자 수가 절반 가까이 줄면서 올해 대부분의 IT 업체들이 병역특례요원을 아예 배정받지 못한 데 비하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점점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병역특례요원으로 근무중인 P씨는 “다니던 회사에 문제가 생기면 최악의 경우 군대에 갈 수도 있기 때문에 1년만 넘으면 소위 `철밥그릇`을 찾아 나선다”며 “그러나 더 나은 직장으로 옮기는 데 성공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명문대 출신”이라고 전했다.
장한수 병무청 산업지원과장은 “아직도 많은 병역특례요원들이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도 전직은 꿈도 못꾸고 있다”며 “이들은 전직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 중소업체 쪽에선 우수인력의 전직을 막아달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문섭기자 cloone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