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동통신시장에서는 내년 번호이동성 제도를 앞두고 선ㆍ후발사업자들의 마케팅ㆍ서비스경쟁이 그 어느해보다 치열하게 펼쳐졌다.
또 이동통신 및 휴대폰 시장은 단말기 보조금 금지 정책과 SK글로벌 사태 등으로 상반기 크게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카메라폰 및 컬러휴대폰의 인기가 살아나고 이통사들의 마케팅이 강화되면서 하반기 들어 회복세를 나타냈다.
◇선발사업자 지배력 강화=선발사업자인 SK텔레콤의 시장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진 반면 KTF, LG텔레콤 등은 점유율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연말 3,234만명이었던 이동전화 가입자는 올 11월말 현재 3,344만명으로 110만명이 늘어났다. 인구대비 이동전화 가입률은 69.8%로 70% 돌파를 눈 앞에 두게 됐다. 그러나 사업자별 실적은 크게 엇갈렸다. SK텔레콤의 가입자 기준 점유율이 53.2%에서 54.3%로 올라간 반면 KTF와 LG텔레콤의 점유율은 각각 0.7%포인트 및 0.4%포인트씩 떨어졌다.
후발 이통사들은 최근 정보통신부에 정책건의를 통해 이 같은 가입자 쏠림 현상을 시정해 달라고 요구할 정도로 시장이 심각히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경쟁사들이 올해 불량 가입자 정리에 본격 나선 것과 달리 자사는 2001년에 점유율을 낮추느라 가입자를 정리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번호이동성 전열정비=올해 이통사들의 마케팅 경쟁은 당장의 성과보다는 내년의 무한경쟁을 앞둔 전초전의 성격이 강했다.
남중수 사장을 새 사령탑으로 맞은 KTF는 `굿타임 경영`을 모토로 서비스, 고객지원, 멤버십 등 차별화에 적극 나섰다. LG텔레콤 역시 올 봄부터 `고객사랑경영`을 기치로 약정할인, 앤젤 서비스, 뱅크온 등을 통해 달라진 이미지를 심기에 주력했다. 수성에 나서는 SK텔레콤은 `스피드 011ㆍ스피드 010`의 브랜드 마케팅을 내세우며 공격적 방어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비동기식 IMT-2000 서비스인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서비스가 수도권에서 제한된 형태로 12월말 개시돼 3세대(3G) 이동통신 시대를 열게 됐다.
◇카메라폰 인기 폭발=카메라폰 판매량이 휴대폰 시장의 50%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휴대폰 업계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휴대폰 업계는 올 상반기 단말기 보조금 금지와 SK글로벌 사태로 인한 공급 지연, 중국의 사스(SARS) 창궐 등으로 3중고를 겪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국내 휴대폰 공급량이 90만대로 1월에 비해 30만대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30만화소급 카메라폰이 본격 보급되면서 9월 이후 130만대 수준을 유지해오고 있다. 특히 하반기 들어서는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 수준인 100만화소급 카메라폰이 시장에 나오면서 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업체별로 보면 삼성전자가 국내 휴대폰 시장의 50% 이상을 공급하며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 지난해 내수 시장에 첫 진출한 팬택계열은 카메라폰을 무기로 LG전자와 2중 체제를 굳혔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