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CEO 주거래銀 교체 활발

은행들 우량中企엔 금리우대등 내세워 '러브콜'
금리올라 '경영난' 겪는 대다수 기업과는 딴판

2세 CEO 주거래銀 교체 활발 은행들 우량中企엔 금리우대등 내세워 '러브콜'금리올라 '경영난' 겪는 대다수 기업과는 딴판 이현호기자 hhlee@sed.co,kr 이상훈기자 shlee@sed.co.kr 지난해 초 가업승계를 통해 2세인 L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남동공단 소재 자동차 부품 수출업체 A사. 최근 거래은행으로부터 신용평가 점수가 낮아 대출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통보에 주거래은행을 지난해 말부터 금리인하와 함께 대출액을 늘려주겠다고 제안한 모 시중은행으로 주저없이 바꿨다. L사장은 "아버님과 거래하던 기존 은행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당장 대출금리를 2% 이상 낮출 수 있다면 회사 재정에 커다란 도움이 된다는 점이 중요한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주거래은행 교체 증가세= 근래 경영권을 승계한 중소기업 2세 CEO들이 이처럼 주거래은행을 교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올들어 대출금리를 잇달아 인상하면서 대다수 중소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한편으론 경영여건이 좋은 업체들에 대해서는 금리우대 등 각종 당근책을 제시하며 고객유치전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세에게 경영권이 승계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경영상태가 양호해 이들의 주 타깃이 되고 있는 것. 국민은행으로 최근 주거래은행을 바꾼 한 2세 중소업체 사장은 "한 달에 3~4개 은행으로부터 대출금리를 낮춰줄 테니 주거래은행을 바꾸지 않겠냐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요즘처럼 경기가 좋지않을 시기에 2~3%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유혹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한 지점장은 "2세 중소 경영인들은 현실적이라 회사재정에 도움만 된다면 주거래은행을 쉽게 바꾸려 하기 때문에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등급 하락땐 부담 '눈덩이'= 그러나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이와는 정반대의 양상으로 극심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은행의 대출금리에도 정책자금 금리 및 보증수수료율 인상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서울디지털단지에서 전자부품을 제조하는 K사의 장 모 사장은 최근 주거래은행인 기업은행으로부터 대출금리 0.4% 포인트 인상 방침을 통보받고 거래은행을 변경하려다 포기했다. 금리인상이 대세였기 때문이다. K사는 지난해 9월 공장을 담보로 20억원을 연리 6.4%에 대출받았지만 최근 6.8%로 올라 연간 이자부담이 1억3,600만원으로 800만원 늘어났다. 경기 시화공단에서 TV 브라운관용 유리에 들어가는 산화납과 플라스틱용 PVC 안정제 등을 생산하는 D사는 최근 2개월 사이 대출금리가 5.7%에서 6.5%로 올라 연간 이자 부담이 2억원 이상 늘어났다. 여기에 대출금의 70% 정도가 CD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 상품이어서 향후 이자 부담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 큰 위기를 느끼고 있다. 점점 까다로워지는 신용등급 심사 추세도 걱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원자재값이 3년 전보다 3배 정도 올라 경상이익률 악화, 신용등급 하락이 우려된다"며 "이렇게 되면 은행에서 이자율을 추가 인상하고 담보도 요구할 것이 뻔해 고민"이라고 전했다. 경기도 포천에서 운동기구를 만드는 L사도 지난해 설비투자를 위해 은행에서 빌린 10억원의 이자가 대출금리 인상으로 3개월 만에 연간 400여 만원 늘어났다. 박 모 사장은 "가뜩이나 시장상황이 좋지 않은데 대출이자까지 올리면 중소기업은 어떻게 사업을 하라는 말이냐"며 하소연했다. 입력시간 : 2007/01/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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