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낙원이 이런곳이런가‥

거제시 외도, 비너스가든 '인공미' 극치"외돕니데이~ 퍼뜩 내리소." 도장포에서 유람선을 타고 15분쯤 갔을까, 유람선 선장의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가 들린다. 눈 앞에 다가선 섬 하나. 경상남도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산 109번지 '낙원 같은 인공정원'으로 이름이 높은 남해안의 명소 외도 해상농원이다. 배에서 내려 매표소로 향했다. 국립공원 입장료 1,300원에 해상농원 입장료 3,000원을 합쳐 4,300원의 '2중 과세'가 다소 당황스러웠다. 그런데도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왜 그럴까? 궁금증은 이내 풀리지 않았다. 해상농원 입구의 커다랗게 '外島'라고 적혀 있는 입상을 지나 남국의 정취 물씬한 야자수 줄지어 선 언덕을 넘어설 때까지도 여전히 "뭘, 이 정도 가지고."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드넓은 정원, 형형색색의 꽃과 나무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는 모습에 "매력이 있구나" 했다. 방향을 오른쪽으로 틀어 그리스풍 조각품들과 잘 다듬어진 정원수들이 가지런한 비너스 가든에 이르니, 말 그대로 점입가경이다. 누군가 "조물주 솜씨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인간의 재주도 참 대단하다"라고 말한다. 키 작은 나무와 울긋불긋 꽃들이 사람의 섬섬옥수로 융단처럼 깔려 있고, 그 너머로 자연의 웅혼함을 과시하듯 망망대해가 드넓게 펼쳐져 있다. 이처럼 비너스 가든은 인공의 미와 자연의 미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람의 손으로 일군 외도 해상농원을 '천혜의 비경'라고 한다면 언어도단이다. 그러나 이 섬은 인공의 아름다운 자태를 한껏 발산하고 있다. 사람이 할수 있는 만큼은 한 셈이다. 이 곳을 찾는 관광객은 하루 평균 1만3,000여명. "외도는 이제 이름을 '돈섬'으로 바꿔 불러야 한다"는 유람선 선장의 너스레처럼 외도는 남해안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의 하나로 자리를 굳혔다. 다만 이 1만3,000명 중에 해외 관광객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웠다. 늘어선 비너스 조각상들을 등지고 한참동안 바다를 응시했다. 그러다 돌아서니 아담한 흰색 사택이 눈에 들어왔다. 그 집 앞에서 우연히 노년의 여성을 만났다. 바지춤을 둥둥 말아올린 차림새가 관광객은 아닌듯 했는데, 알고보니 해상농원의 안주인 최호숙씨였다. 요즘도 매일 호미를 들고 외도 구석구석을 손수 다듬는다는 최씨로부터 외도의 내력을 들었다. 최씨의 남편인 이창호 해상농원 사장이 외도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69년. 바다낚시를 갔다가 풍랑을 피해 외도에 닿았던 이 사장은 섬을 사들여서 1976년 관광농원으로 허가받고 4만7,000평을 개간하고 1만3,000평의 수목원을 조성해서 1995년 정식으로 해상농원으로 문을 열었다고 했다. 안주인과의 대화를 마치고 사택의 왼쪽 길을 따라 50미터쯤 걸어 상록수 가지를 깎아 다듬은 정원 '천국의 계단'으로 향했다. 쭉 뻗은 나무 줄기가 낭하를 이루고, 푸른 잎들이 하늘을 덮은 모습이다. 천국도 아름다움도 인간이 포기할수 없는 열망. 그 뜨거운 바람이 오늘의 외도를 낳았을까. <여행메모> ◇교통= ①서마산ICㆍ서진주IC~통영~거제도(2시간 소요)~각 유람선 선착장(해금강ㆍ구조라ㆍ장승포ㆍ학동ㆍ도장포ㆍ와현)~외도 ②진주공항~고성~통영~고현~각 유람선 선착장(해금강ㆍ조라ㆍ장승포ㆍ학동ㆍ도장포ㆍ와현)~외도 ◇유람선(외도행)= ①구조라(055-681-1188) 12분소요 ②도장포(055-632-8787) 15분소요 ③장승포(055-681-6565) 15분소요 ④해금강(055-633-1352) 15분소요 ⑤학동(055- 636-7755) 15분소요 ⑥와현(055-681-2211) 12분소요 ◇숙박=<통영>충무마리나리조트 (055)646-7001,<장승포>쉐라톤호텔 (055)681-6565, 비치호텔 (055)682-5151<고현>삼성게스터호텔 (055)630-4910, 거제프라자관광호텔 (055)636-4910 ◇문의= 외도 해상농원 (055)681-8430, 서울사무소 (02)2252-9400, 장승포항여객터미널 (055)681-3106 외도= 글ㆍ사진 문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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