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건설이 동양시멘트(038500)로부터 사들인 동양파일이 매각 9개월 만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동양파일이 IPO 작업을 예정대로 마치면 주택경기 회복 추세에 힘입어 유가증권시장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인 대림C&S, 이미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아이에스동서(010780) 등 3대 콘크리트 파일 업체가 모두 상장사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양파일은 최근 미래에셋증권(037620)·대신증권(003540) 등 일부 국내 증권사들에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전달했다. 동양파일은 증권사들로부터 제안서를 제출받은 뒤 이르면 이달 중으로 상장주관사 선정을 마칠 것으로 전해졌다.
동양파일 관계자는 "주식시장 상장을 위해 몇몇 증권사들과 접촉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상장하기는 어렵겠지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IPO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업종 특성 등을 감안하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적합해 보이지만 코스닥시장 상장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라고 덧붙였다.
동양파일의 최대주주인 한림건설은 IPO를 통해 유입되는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적극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한림건설은 지난달 진행된 동양시멘트 본입찰에 참여하는 등 동양파일에 이어 건설 관련 기업을 추가로 인수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동양파일은 콘크리트 파일 시장점유율 3위(2013년 기준·14.3%) 업체로 동양시멘트의 자회사였다. 하지만 지난 2013년 '동양사태'가 터지면서 시장에 매물로 나왔고 지난해 12월 경남지역 중견 건설사인 한림건설이 지분 100%를 인수했다. 주력 사업은 건축물이 들어설 곳에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세워두는 철기둥인 파일이다. 지난해 매출액 1,052억원, 영업이익 258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이 무려 24.52%에 달한다.
동양파일이 IPO 대열에 합류하면서 내년에는 콘크리트 파일 상위 3사가 증시에서 동시에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점유율 20.1%로 1위사인 대림C&S는 현재 KDB대우증권(006800)을 주관사로 선정해 IPO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영풍파일을 인수해 동양파일을 제치고 점유율 2위(17.9%)로 올라선 아이에스동서는 이미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경기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콘크리트 파일 업계 상위 3개사가 모두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시장점유율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시장에서는 물론 증시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