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을 바꾼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 진입 제한 등으로 경쟁을 제한하는 정부규제에 대해 대대적인 정비를 추진한다.
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공정위는 10~14일까지 이ㆍ미용사, 안경업소, 주류 납세병마개 제조자 등 11개 분야의 진입규제 관련, 공개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토론회 내용을 기초로 관련부처 협의를 거쳐 이르면 8월 말 규제개혁위원회에 정비방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시장의 경쟁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정부규제에 대한 대대적인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며 “조만간 내용을 모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그동안 매년 경쟁제한적인 법령 개선을 추진해왔다. 지난해에는 항공ㆍ방송ㆍ통신ㆍ금융 등 정부규제가 많은 분야와 지방자치단체의 조례ㆍ규칙 내 경쟁제한적인 규제를 발굴했다.
올해는 장기간 독과점이 유지된 시장을 중심으로 각종 진입 제한 등 경쟁제한적 정부규제를 개선하기로 했다. 주류 납세병마개 제조자 지정제도와 산재보험ㆍ보증보험ㆍ주택분양보증 등이 대표적이다.
각종 진입 규제 완화도 추진한다. 법인의 안경업소와 이ㆍ미용실 개설이 허용되고 개설 점포 수 제한도 폐지된다. 지금까지는 면허증을 보유한 개인만 안경업소와 이ㆍ미용실 개설이 가능했다. 이밖에 리스사도 단기렌터카 사업을 할 수 있게 되고 대량화물 화주의 해운산업 진출과 도선사 관련 진입 규제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를 정비하려는 공정위의 노력이 얼마나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독과점 기업과 관련 부처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 취임한 정호열 공정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정부규제 정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실현가능성도 높다. 정 위원장은 지난 7월30일 취임식에서 “곳곳에 남아 있는 경쟁제한적인 정부규제를 개선해 경쟁촉진적 시장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