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RV 인기 퇴조, 이젠 중형차다기아자동차의 중형세단 옵티마의 출시로 국내 중형차시장은 EF쏘나타 독주시대가 막을 내리고 4파전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중형차는 EF쏘나타, 옵티마, 대우의 매그너스, 삼성의 SM5 등 4종이고 내수시장규모는 올해는 20만대, 내년에는 27만대를 예상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LPG가격을 인상키로 확정하면서 신규 RV 고객들의 상당수가 중형차 시장으로 옮겨올 것으로 보여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또 IMF사태이후 새차 구입을 미뤄왔던 기존의 중형차 소유자들이 이번에 대거 신차를 구입할 것으로 예상돼 중형차 판매량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 EF쏘나타=지난 98년 4월 출시이후 3년째 부동의 베스트셀러카를 지키고 있는 중형차업계의 최강자다. 출시이후 거의 매달 1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는 등 중형차 시장 점유율 65%에 이르고 있으며 특히 30~40대 직장인과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EF쏘나타는 뉴욕타임스와 워싱터포스트, USA투데이 등 주요 외신들로부터 한국자동차의 위상을 격상시킨 것으로 호평받을 만큼 성능과 디자인, 내구성에서 외국차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
현대차는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미국시장에 10년, 10만마일 무상보증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EF쏘나타의 가장 큰 강점은 15년간 쏘나타 1~3세대를 거치면서 축적된 기술과 디자인이다. 또 일반인들에게 국내 자동차중에서 인지도가 가장 높다는 사실도 빼놓을수 없다.
초경량 델타엔진, 인공지능 하이벡(HIVEC) 자동변속기 등은 국산 중형차 품질의 새로운 기준으로 평가받았다. 국내 최초로 적용한 사이드에어백, 사각을 없앤 와이드 뷰 아웃사이드 미러 등은 중형차가 가져야할 주요 덕목인 「품위와 안전」을 확보했다. 유선형 차체를 적용, 외풍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줄이고 방음재 등을 적용했다.
단점이 있다면 국내 중형차 가운데 가장 오래된 모델이라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것. 현대차는 일단 후속모델 조기개발에 최선을 다하면서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다양한 개량모델을 내놓고 있다. 고급사양을 강조한 스페셜 모델인 EF쏘나타 월드컵이 지난 상반기에 출시됐고 하반기중 EF쏘나타 플랫폼에서「B바디」를 생산할 예정이다.
◇기아 옵티마=EF쏘나타의 플랫폼, 트랜스 미션을 공유하고 있는 옵티마는 국내 중형차로는 처음으로 무단변속기를 장착하고 10여가지의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이다. EF쏘나타가 여성적이라면 옵티마는 단연 남성적이다. 배기량 1,800~2,500CC인 옵티마는 EF쏘나타보다는 다소 크고 대우 매그너스보다는 조금 작다. 실내, 길이, 넓이, 높이도 마찬가지다.
옵티마의 최대강점은 이미 성능이 검증된 EF쏘나타의 장점을 그대로 보유한채 단점만을 보완했다는 사실이다. 또 중형차 가운데 가장 최신모델이어서 엔진, 옵션에 첨단기능을 갖추고 있다. 엔진은 EF쏘나타와 같은 시리우스II 엔진(1.8DOHC, 2.0DOHC)과 델타엔진(2.5V6 DOHC)을 탑재했지만 소음, 진동 등을 대폭 줄였다. 시리우스 엔진은 149마력에 최고 시속 207KM ,델타 엔진은 176마력에 209KM에 달한다.
스포츠 자동변속기는 수동겸용 자동변속기로 신속한 변속이 가능하다. 게다가 국내 중형차로는 처음으로 무단변속기를 탑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비의 양에 따라 자동으로 조절되는 와이퍼와 평균속도 주행시간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트림컴퓨터 등 첨단 장비가 눈길을 끈다. 가격이 EF쏘나타에 비해 40만~50만원 비싼 점이 다소 마음에 걸린다.
◇대우 매그너스=지난해 12월 출시된 매그너스는 대우차 매각이라는 배경으로 인해 크게 눈길을 끌지 못한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대우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포드가 선정되면서 인지도와 판매가 급격히 늘고 있다. 6월에는 4,500대가 팔려 2배이상 늘었다.
매그너스의 장점은 중형차이면서도 대형차라는 느낌을 준다는 것. 독수리 눈을 연상시키는 대형 헤드램프와 근육질의 바디라인 등 외형이 중형차 이상의 품격을 자랑한다. 대우차 관계자는『출시 초기에 소비자들이 매그너스를 대형차로 인식해 마냥 비쌀 것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면서『최근 대형차 값을 하는 중형차라는 인지도가 늘면서 판매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옵션의 경우 대형차 수준인 AV시스템,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트렁크는 유모차까지 실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하다. 중대형급 이상에만 적용되는 인터미디어트 드라이브 새프트도 최적의 운행능력을 지원하고 있는 등 고급스러움이 장기다.
대우차는 36개월 할부의 경우 60%만 차값으로 내고 3년후에 차량으로 반납하는 「새로운할부2000」를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부담이 그만큼 덜하다는 게 장점이다.
대우차는 하반기중 배기량을 기존 매그너스(2,000CC)보다 늘린 2,500CC급 스포츠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 SM5=SM5의 강점은 뛰어난 성능과 스타일이다. 성능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일본 닛산 자동차의 플랫폼과 생산설비를 그래도 이용했다. 지난 98년 3월 시판돼 초기에 중형차 1위를 차지하는 등 파란을 일으켰으나 곧 빅딜 회오리에 파묻히는 신세가 됐다. 닛산이 자랑하는 2,500CC급 VQ엔진을 탑재해 정숙성과 가속성에서 다른 중형차를 압도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가격은 경쟁차종과 비슷하지만 성능은「한수 위」라고 주장한다. 최소 7년이상 별탈없이 탈 수 있는 유일한 차종이라는 것.
단점은 경쟁차종 중에서 연비가 12.9㎞/ℓ로 가장 낮고 출력도 다소 떨어진다는 점이다.
삼성차의 경영만 정상화되면 판매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르노는 연말까지 월 생산규모를 5,000대 수준으로 늘리고 2~3년내에 연 20만대 이상으로 끌어올리면 가격경쟁력도 충분히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최인철기자MICHEL@SED.CO.KR
입력시간 2000/07/1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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