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들 이번엔 '요금인하 전쟁'

SKT 발신자번호표시 무료화에 LGT·KTF "우리도"
신규요금제 출시도 잇달아 시장 주도권잡기 가열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업체들이 잇따라 발신자번호표시(CID) 서비스 무료화를 포함한 요금 개편에 돌입해 이통업계가 연초부터 보조금에 이어 요금전쟁에 휘말리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텔레콤은 2월부터 요금제를 개편해 CID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KTF도 LG텔레콤에 이어 1ㆍ4분기안에 CID 서비스 무료화를 포함한 새로운 요금제 출시를 추진중이다. 이에 앞서 SK텔레콤은 올 초부터 CID 서비스를 무료화해 요금 인하를 통한 가입자 쟁탈전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LG텔레콤은 내부적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CID 서비스 요금을 다음달 초부터 없애는 대신 기본료를 상향 조정하는 방향으로 요금제를 개편한다. 이 같은 개편을 통해 CID 서비스 요금은 1,000원 가량 인하된다. LG텔레콤은 월 2,000원의 CID 서비스 요금을 인하할 경우 연간 1,100억원 안팎의 순익감소 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그 동안 인하 폭을 놓고 고심해 왔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달부터 1,000원의 CID 서비스 요금마저 무료화한 SK텔레콤과 달리 LG텔레콤이 기본료 상향 조정을 통해 CID 서비스 요금 무료화의 타격을 상쇄하려고 한다고 지적한다. LG텔레콤은 이런 비난을 의식해 기본료를 상향 조정하는 대신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골든 타임제를 설정, 할인요금을 적용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KTF는 CID 서비스 요금을 무료화 하는 내용의 신규 요금제를 이르면 2월 초 출시할 예정이다. KTF 관계자는 “경영이 악화되지 않으면서 고객에게 통화 요금 인하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요금제 개편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KTF는 새로운 요금 상품에 CID 서비스 요금의 일정 부분이 전가되는 형태로 요금개편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CID와 같은 부가서비스 요금은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사안인 만큼 현재로서는 뭐라고 말할 수 없다”면서 “다만 기본료 인상은 약관 신고 사항인 만큼 신고가 들어오면 적정성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CID 서비스 무료화와 함께 다양한 신규 요금제의 출시 경쟁도 불붙고 있다. 지난해 말 LG텔레콤은 무료통화와 CID, 뱅크 온 등을 결합한 ‘인(人) 스페셜 패키지’ 요금을 출시했으며, SK텔레콤도 올해들어 성인 엄지 족을 위한 ‘TTL 문자할인 요금제’를 선보였다. KTF는 무료통화 이월제를 통해 통화량이 많은 고객을 집중 공략중이다. 이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요금 인하는 소모적인 보조금 경쟁보다 고객에게 본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요금 인하는 일시적으로 받는 보조금과 달리 지속적인 혜택이 돌아가는데다 모든 고객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보조금 지급 경쟁을 포함한 이동통신시장 주도권 다툼에서 명분을 쌓기 위한 수단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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