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 기업이 주역이다] 현대상선

브라질·인도네시아 시장까지 발넓혀

한 컨테이너선이 미국 타코마에 있는 현대상선 컨테이너 전용터미널 WUT에 접안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상선


지난해 말 해운업계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해운동맹 'G6'가 탄생했다. G6는 개별선사 간의 협력체인 얼라이언스를 뛰어넘는 '얼라이언스 간의 동맹'으로 현대상선이 G6의 주요 소속 기업이다. G6는 운영 규모 면에서 세계 최대 해운기업인 머스크를 훌쩍 넘는다. 이는 곧 현대상선이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의 시장지배력에 대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지난 3월부터 G6가 운항에 들어가 6개의 아시아-북유럽 항로가 개설됐다"며 "이를 계기로 중국,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등 새로운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운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상선은 얼라이언스간 합종연횡을 주도하고 자사 터미널에 외부 선사 화물을 유치하는 등 과감하고 발 빠른 대처로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현대상선은 G6가 성공적으로 출범하면서 아시아-유럽 항로의 규모와 서비스 지역을 획기적으로 넓혔다. 현대상선은 그동안 TNWA 선사들과 협력해 아시아-유럽 시장에 43척의 선대로 5개 항로를 운항했었지만 이번 협력으로 서비스 규모가 2배 이상 늘어났다.

터미널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타코마항 컨테이너 터미널 WUT는 지난 3월 GA얼라이언스 등 4개 선사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회사 관계자는 "해운업계 관행상 자영터미널에는 다른 선사들을 유치하기 힘들지만 치열한 입찰 경쟁을 통해 추가로 대량 화물을 유치했다"고 설명했다. WUT는 이번 선사 유치로 연간 화물 처리량이 지난해 23만TEU에서 향후 79만TEU로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이와 함께 오는 2014년 네덜란드 로테르담 터미널 개장 등 터미널 부문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 2월 중국 산동성교통운수그룹과 합자법인을 설립하고 청도 ODCY(Off-Dock Container Terminal) 개발에 나서는 등 중국 종합물류사업 진출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현대상선은 또 중량화물 운송사업 서비스를 오는 2014년까지 유럽 항로, 미주 항로, 오세아니아 항로 등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중량화물 운송분야는 원전이나 플랜트 등 해외 건설 사업에 필요한 기계설비 등을 해상운송하는 분야로 고도의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한 고부가가치 사업이다.

현대상선의 이 같은 사업경쟁력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 5월 일본 소니에서 현대상선을 9년 연속 최우수선사로 선정한 것은 물론 지난해에는 미국 타깃(Target)사로부터 '올해의 최우수 물류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미국 물류 전문지 로지스틱스 매니지먼트도 지난 2009년 현대상선을 9년 연속 우수선사로 뽑기도 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