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단지 분양 활기IT제품 사이클 빨라져 대기업 적응력 한계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ㆍ벤처 중심으로 산업구조 재편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8일 밝힌 '외환위기 이후 중소기업의 국민경제발전 기여분석'에 따르면 70년, 80년대 우리 경제의 모델인 '대기업 주도경제'가 급격히 퇴조하면서 중소ㆍ벤처 기업들이 이 공백을 메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대기업들이 구조조정과 아웃소싱 등으로 인력을 크게 줄이는 반면 창업ㆍ벤처 열풍 등으로 늘어난 중소기업들이 이들 인력을 흡수하고 신규로 고용을 창출하고 있어 거시경제 안정 측면에서도 중소기업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 왜 중소ㆍ벤처 기업이 부상하는가
지난 97년 외환위기가 대기업 중심 경제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서 출발했고 또 이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중소ㆍ벤처 기업이 대안으로 부상했다는 것이 중소기업 중앙회측의 분석이다.
특히 구조조정 과정뿐만 아니라 정보통신 등 첨단 제품의 비즈니스 사이클이 급격히 빨라지면서 기존의 대기업 체제로서는 적응할 수 없다는 현실론과 맞물려 창업과 벤처 붐을 조성했다.
실제 8대 도시의 부도법인 대비 신설법인의 배율이 98년 2.6배에서 99년 12.3배로 또 2000년에는 14.8배, 2001년에는 16.9배로 크게 높아져 기업의 소멸 못지 않게 생성이 크게 늘어나는 등 경제 전체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크게 늘어날 뿐만 아니라 또 기업경영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벤처기업들중 제조벤처회사들의 경우도 전통적인 제조업의 틀을 거부하고 있다.
기업의 가장 중심이 되는 생산은 물론, 관리ㆍ총무 등 거의 모든 파트를 아웃소싱에 의존하면서 회사는 기획, 마케팅 중심의 슬림화된 체제로 이끌고 있는 것도 이를 반증한다.
즉 비즈니스 사이클이 불과 수년 내로 짧아지는 새로운 경쟁틀 속에서는 옥상옥의 의사결정 체제를 갖춘 대기업 체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99년부터 정부 주도로 드라이버를 건 벤처 열풍도 중소기업들의 거시경제 내 위상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수출도 중소기업의 경우 99, 2000, 2001년 3개년도에 대기업의 증가율을 크게 상회했다. 또 이중 벤처업체의 수출도 크게 늘어나 98년 전체의 1.8%에서 2001년에는 55억5,400만달러로 전체의 3.7%로 불과 3년 사이 2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벤처기업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다품종 소량생산의 세계적인 추세에 우리 기업들이 그만큼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중소기업 중심의 정책결정 필요하다
기협중앙회가 이날 밝힌 자료에 따르면 전체 제조업 중 중소기업의 종사자수 비중이 98년 70.5%에서 2000년 74%로 증가 추세에 있다. 또 2000년 생산과 출하의 비중도 각각 47.4%, 47.3%로 대기업을 바짝 뒤좇고 있다.
또 부가가치의 비중도 98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2000년에는 대기업(49.8%)을 처음으로 추월해 50.2%를 기록했다. 산업의 주축이 명백히 중소기업 중심으로 옮아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에 대해 기협중앙회측은 "21세기 무한 경쟁시대에 국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경제 구조의 틀이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뀌어야 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의 실업대책의 경우 통계에서도 나타나듯이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서 고용을 이끌어 온 것으로 나타나 산업정책 등 각종 경제정책을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온종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