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에 빠진 증권사 임직원들이 구조조정 한파에 떨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인력감축에 상대적으로 미온적이었던 현대증권도 임원 구조조정에 나섰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이날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43명이던 임원을 38명으로 줄였다. 이번 인사에서 계약만료로 퇴임하는 임원은 리서치센터장과 IT본부장, 법인영업본부장, 준법감시본부장, PBS본부장 등 5명이다. 현대증권의 이번 연말 인사는 승진 없이 퇴임만 이뤄졌다.
현대증권은 임원 퇴임에 따른 업무 공백은 외부 수혈이나 내부 승진 없이 기존 직원들이 겸직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계획이다. 리서치센터장은 이상화 기업분석 1부장이 겸직하기로 했고 다른 본부장직 역시 해당 부서 부문장이 겸직하는 것으로 결정된 상태다.
현대증권은 그동안 점포 축소 입장을 밝히면서도 인력 구조조정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현대증권 노조가 증권업계에서 대표적인 강성으로 자칫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파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현대증권의 올 상반기(4~9월) 184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임원 감축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동양증권은 지난달 임원 전원이 제출한 사표 중 절반을 수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이날 “서명석 차기 대표가 제출 사표 중 절반 수준을 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동양증권 노조가 요구해온 ‘임원 절반 이상 감축’을 경영진이 사실상 받아들인 셈이다. 임원 축소로 방향을 잡으면서 일반 직원들에 대한 감축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 측은 “회사의 재정상태나 매각에 대한 부분을 고려할 때 직원 인원감축이 어쩔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경영진과 협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